팝송 ‘Dust in the wind’는 1977년 미국 그룹 ‘캔자스(Kansas)’가 발표한 노래이다. 나는 대학에 다니던 80년대에 이 노래를 처음 듣고는 그대로 빠져들었다. 어쿠스틱 기타로 시작되는 전주(前奏)를 듣던 순간이 지금도 떠오른다.(이 노래는 간주 부분 이후에 바이올린이 사용될 뿐 곡 전체를 기타가 이끌어 간다.) 어찌나 감미롭고도 슬프고도 아름답던지! 한창 사랑의 열병을 앓던 시기였을 것이다. 그러니 모든 감성의 촉들이 마치 말미잘의 촉수처럼 먼지 하나 바람결 하나도 허투루 놓치지 않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그러니 그 음울한 듯, 쓸쓸한 듯, 퇴폐적인 듯한 노래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제대로 들리는 가사는 제목인 ‘Dust in the wind’를 비롯한 몇 구절뿐이었다. 궁금했다. 도대체 가사는 어떤 내용일까? 그땐 인터넷 같은 것이 없던 시절이라 음반에 적힌 가사를 베껴 영어 사전을 뒤져가면서 번역을 했다.
I close my eyes
Only for a moment, and the moment's gone
All my dreams
Pass before my eyes, a curiosity
Dust in the wind
All they are is dust in the wind
나는 눈을 감지
그저 짧은 한순간, 그리고 그 순간은 어느새 사라지지
내 모든 꿈들도
신기하게도 내 눈 앞에서 스쳐 지나가 버려
바람 속의 먼지
그것들은 모두 바람 속의 먼지인 거야
Same old song
Just a drop of water in an endless sea
All we do
Crumbles to the ground, though we refuse to see
Dust in the wind
All we are is dust in the wind
똑같은 옛 노래
가 없는 바닷속 물방울 하나처럼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도
그저 땅 위를 뒹굴지, 우리가 애써 보지 않으려 해도
바람 속의 먼지
우리도 모두 바람 속의 먼지인 거야
Now don't hang on
Nothing lasts forever but the earth and sky
It slips away
And all your money won't another minute buy
Dust in the wind
All we are is dust in the wind
그러니 너무 매달리지 마
땅과 하늘 외에 영원한 것은 이 세상에 없으니
미끄러지듯 사라지는 거야
아무리 많은 돈으로도 단 1분도 살 수 없지
바람 속의 먼지
우리도 모두 바람 속의 먼지인 거야
Dust in the wind
Everything is dust in the wind
바람 속의 먼지
이 세상 모든 것은 그저 바람 속의 먼지...
이 얼마나 쓸쓸하고도 퇴폐적인 가사인가. 그러나 그 쓸쓸함과 퇴폐 속에 들어있는 삶의 진실을 나는 사랑한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엔 이 노래를 수없이 반복해 들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