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샘의 詩답잖은 詩
아버지 돌아가시고 허전해진 모퉁이에
자두나무를 심었다.
올해 처음 주렁주렁 열린 자두를 따는데
잘 익은 놈들만 골라 까치가 콕콕 쪼아 놓았다.
이런 망할 놈의 까치 새끼들, 욕을 하며,
-하나 쯤 냉겨 놓제 그랬냐?
어머니 말씀을 귓등으로 들으며 모조리 따 버렸다.
따서는 나도 먹고 새끼들도 먹였다.
밖에 나갔다 오니 어머니가 그러신다.
-지 밥 다 따 먹었다고 까치가 치작치작 울다 가드라.
이 자두에 대해서는 나도 관계자라고,
잎이 피고 꽃이 지고 자두가 열리는 모습을
날마다 지켜보았다고,
잎 새에 숨은 벌레도 잡아주었다고,
그러니 나도 자두 먹을 권리가 있다고,
몇 개쯤에 대해서는 내게도 지분이 있다고,
그렇게 투덜대다 가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