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진단을 받고 7년간 치료 중에 있는 진짜 환자가 말해주는 에세이
조현병. 흔히 정신분열증으로 알려진 이 병은 환각과 환청 그리고 환시를 포함하고 있다. 나는 조현병 환자로서 진단을 받고 7년 간 꾸준히 약을 복용해 왔다. 그간 있었던 일들을 여러분에게 공개해 보려고 한다. 정신과는 세 네 곳 정도 다녀보았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정신과에 정착해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나는 오로지 조현병 환자가 경험하는 세계에 대해서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 브런치를 찾게 되었다. 우리는 결코 사회에서 말하는 예비범죄자, 위험군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다. 물론 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무척 조심스러운 면도 있다. 하지만 조현병은 충분한 돌봄이 있다면 병세는 호전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조현병 환자는 다만 상황을 다른 인식 체계에서 바라볼 뿐이다. 그것을 더 많은 사람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요새 정신병자라는 말보다는 정신아픔이라는 신조어가 SNS에서 방대하게 퍼지고 있다. 그만큼 정신병은 너무나 흔한 질병이 되어버렸고, 자신의 정신 상태를 돌보려는 사람이 증가함에 따라 유순한 이름으로 순화하여 불려지고 있다. 정신병자는 그 대상자를 힐난하는 말처럼 쓰이기도 한다. 그리고 욕설로도 사용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나는 누가 나를 정신병자라고 부른다면 전투태세를 취할 것 같지만, 정신아픔이라는 인터넷 신조어를 듣게 된다면, 조금은 부드럽게 상황을 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한국에서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점에서 언급을 하고 싶다. 한국은 조현병 진단으로 여러 범죄사건이 다뤄지기도 하였다. 그런 상황이라 '조현병'은 마치 범죄 실형을 줄이는 치트키처럼 이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는 오로지 질병을 가진 정신아픔이의 입장에서, 그리고 정신돌봄이의 입장에서 조현병을 바라보고 싶다.
종종 조현병 관련 도서가 인용될 수도 있다. 가장 많이 참고하고 있는 책은 이훈진, 이준득 지음의 <정신분열증>이다. 학지사 출판사에서 발간한 책으로, 비록 짧은 글이지만, 정리가 잘 된 편이라고 생각한다. 관련된 자료를 더 찾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나 또한 사실 검증을 위해 종종 이 책을 참고하거나 다른 도서들을 인용할 때가 올 예정이다. 이에 관해서는 각주를 통해서 설명을 이어나가려고 한다.
나는 최근에 병세가 아주 호전적으로 변했고, 삶에 대한 태도 또한 긍정적인 편이다. 나와 비슷한 유형의 정신아픔이들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병세가 '나아졌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 또한 사고를 왜곡하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해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감각을 동원하기도 했으니까. 그 감각은 몸이 전부 알고 있다. 나는 그래서 이 감각을 좀 더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 처음에는 이런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부끄럽게 느껴지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렇지 않다. 내 질병에 대해 다소 유연한 반응을 할 수 있어졌다. 정신아픔이가 되었다는 사실 자체 만으로 충격을 받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여러분에게 할 이야기는 이와 관련되어 있다.
즐겁게 읽어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