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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상믿 Nov 15. 2024

기분전환비가 40만 원


언제 이렇게 흰머리가 올라왔는지..

머리를 들추니 빼곡히 올라온 흰머리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미용실을 자주 다니는 편은 아니지만 올해 특히나 미용실을 못 갔습니다.

아니 안 간 것이 더 맞겠죠. 여름 내내 글을 써야 했고 중간중간 바쁜 일상들로 정작 나를 꾸미고 가꿀 시간이 없었다고 하면 핑계가 될라나요. 


어제의 일입니다.

아침 날씨는 흐리고 기분은 다운되는데 씻고 거울 앞에 앉으니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언제 이리 많이 나왔나. 앞 가르마며 귀밑머리에도 삐죽삐죽 솟아나 있는 흰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 정도면 하루 이틀 진행된 것도 아닌데 오늘 유독 눈에 거슬리고 보기 싫은 모습입니다.

'그래. 오늘은 기분전환을 위해서라도 미용실을 가자.' 대충 씻고 이사 온 뒤라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가

향남에서 다녔던 미용실은 이제 멀어졌으니 집 근처 새로운 곳을 알아봐야겠다 생각하고 아파트 바로 옆 상가건물에 입점한 ㅂㅊㅎㅇ로 향했습니다. 


"예약하셨나요?'

"아뇨. 미용실 예약 보니까 1시 예약이 없어서 바로 왔어요."

"네~  뭐 하실 건데요?"

"아~ 염색 좀 하려고요."

"네. 잠시 기다리면 도와드릴게요."

5분쯤 기다렸을까. 실장이라는 명함을 달고 계신 분이 자리를 안내합니다. 


"지금 머리 색깔보다 밝게 할 수 있을까요?" 

이 말이 화근이 되었을까?

몇 번의 상담으로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머리 시술은 시작 됐습니다.

"음. 머리 상태를 보니 총체적 난국이네요."

"흰머리도 있는 데다가 염색도 다르고 집에서 염색하신 데는 밝게 색이 안 나올 수 있어요."

"그리고 머릿결이 상한 건 아니지만 건조하고 푸석하니까 함께 클리닉을 해줘야 해요."

"네. 알겠습니다."


늘상 미용실을 가면 염색이나 파마를 할 때면 이제 거의 의무적으로 권하는 클리닉입니다.

그 비용도 기본이 10만 원부터라고 하니... 

안 한다고 하기에도 그렇고 그렇게 승낙을 했습니다.


아침에 날씨가 흐려 잠깐 기분이 다운됐을 뿐이고, 흰머리를 보고 정작 다른 것들을 챙기느라 나를 너무 내버려 뒀구나 생각이 들어 기분전환이나 할까 싶어 미용실을 갔고, 그리고  머리를 맡겼을 뿐입니다.


흰머리가 무성해지기 전에는 두 달에 한번 뿌리 염색을 했습니다. 그런데 흰머리가 무성해지고부터는 뿌리 염색은 별 의미가 없어졌죠. 2 주면 빼꼼히 올라는 흰머리들이 보기는 싫고 미용실을 자주 가자니 귀찮기도 해서 6천 원짜리 염색약을 사서 뿌리만 조금씩 발라 커버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요 근래 바빠 정작 머리에 흰머리가 나있는지 눈에 띄지도 않다가 문득 본 머리가 오늘을 넘기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은 어찌할 수 없었나 봅니다.

하필. 날씨는 왜 흐리고. 기분은 왜 다운이 되었는지..


물론 머리를 하고 나오니 집에서 염색할 때보다 훨씬 머릿결도 부드럽고 가지런히 정돈된 머릿결을 보니 역시 전문가의 손길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비쌀 일인가 싶습니다.


오늘 기분전환하기 위해 들른 미용실 시술비가 40만 원입니다. 색깔을 맞추기 위해 염색을 2번 시술해서

염색 1번 13만 원(첫 고객 40%) 적용 =78,000원

염색 2번 13만 원

기장 추가 3만 원 * 2 = 6만 원

클리닉 10만 원

커트비 = 무료 서비스

이것도 커트비를 원래는 받아야 하는데 첫날이라 무료 서비스를 해준다고 합니다.

총비용 368,000원


평소 다녔던 미용실에서도 한 번씩 가면 20만 원 정도의 머리 시술비가 들었습니다. 자주 다니는 것도 아니고 한 번씩 파마를 할 때면 비싸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시술하는 시간이며 전문가의 손길이니 그렇지 라며 애써 수긍했습니다. 그리고 머리를 하고 나면 기분도 좋아 인정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오늘 염색은...


집에서 단돈 6천 원이면 할 염색을 기분전환하자고 40만 원을 들이고 오니 기분전환하러 갔다가 속이 쓰린다고 해야 할까요? 첫 방문이라고 할인해 줘 그나마 결제 비용은 30만 원대로 결제했지만 오늘 시술비용은 40만 원이 맞습니다. 


음.. 물론 좋은 서비스에 인건비가 오르고 월세 유지비에 물가가 계속 올라가니 미용실을 탓하고자 쓰는 글이 아닙니다. 평소 자신을 조금씩 관리하고 자주 다녔으면 이렇게 목돈이 들어갈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누구를 탓하겠어요. 자신을 탓해야겠지요. 

그분들은 어차피 제 의견을 들어 정해진 금액에 시술을 했을 뿐입니다. 금액에 놀랄 거면 애초에 그런 서비스를 알고 받던지, 원하지 않던지 둘 중 하나면 그만일 텐데... 좋은 서비스는 다 받고 이렇게 놀라는 건 좀 못난 것 같긴 합니다.


그래서 뭐든 평소에 관리하고 보수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병도 아프기 전에 관리해야 병원비가 적게 들고, 물건도 소중하게 다루고 조금씩 정비해 가며 써야 큰 비용 들이지 않고 쓸 수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값비싼 미용실은 마음에 드는데 시술비가 너무 비싸고, 그보다 조금 저렴한 미용실은 시술이 마음에 들지 않아 미용실을 갈 때마다 혼자만의 고민에 빠집니다.


저렴하고 좋은 서비스를 기대하는 건 욕심일까요?

그렇다고 해도 40만 원이 머리 염색하는 비용으로 합당한 걸까요? 

ㅎ 기분전환하려고 간 미용실 비용에 후덜덜한 마음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ㅎ 좀 이기적인 생각인지 모르지만 좋은 서비스에 합당한 가격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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