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몰랐다. 이 작은 시작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지..
나에게 있어 오십이라는 나이는 의미가 크다. 늘 무언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살았지만 오십 인생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렇다 할 커리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큰 성과를 이루었다 할 것도 없다. 물론 큰 의미에서 생각하면 자식 잘 키우고 남편 내조 잘하고 살았으니 그보다 더 큰 게 뭐가 있어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나는 나의 성장을 꿈꾼다.
2022년 12월 오십이라는 나이가 새삼스럽게 다가오기도 하고 100세 시대 딱 절반을 산 지금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며 재테크 관련 책도 읽고 주식공부에 부동산 경매 책까지 두루 관심을 갖고 있던 중 유튜브에서 우연히 듣게 된 '다이어리를 쓰면 인생이 바뀐다'라는 주제의 유튜브 영상을 듣게 되었다. 바쁜 일상 속 누구나 그렇듯 한 번쯤 다이어리를 안 써본 사람이 있을까?
늘 연말연초가 되면 다이어리를 들었다 놨다 구입할까 말까를 망설이다 기껏해야 일주일이나 쓰려나 하는 나에 대한 불신이 있던 터라 유튜브 영상을 들으면서도 반신반의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읽었던 론다번의 《더 시크릿》 책에서 읽었던 글이 생각이 났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당신이 무엇을 생각하든 그 생각에 반응한다.'
어쩌면 50이라는 나이를 준비 없이 맞이한 내가 변화를 꿈꾸며 끌어당김의 법칙을 끌어당긴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떻게든 나의 절반 인생에서 변화와 성장을 하고 싶었기에 나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PDS 다이어리를 구입했다.
속는 셈 치고 한 번은 더 써 봐야지!
예전에도 데일리 리포트 양식을 다운로드해 써보기도 하고 다이어리 수첩을 사서 써보기도 했지만 번번이 꾸준히 쓰는데 실패했다. 그럼에도 속는 셈 치고 한 번은 더 써보자고 했던 것은 '무엇이든 절실하면 그것을 얻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게 마주하게 된 PDS 다이어리는 나의 오십과 함께 시작되었다. 익숙하지 않은 다이어리를 들고 기록하는 방법과 활용법을 익히고 일주일을 적는 데 성공했다. 내 인생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하며 첫 일주일 기록을 하게 된 것이다. PDS 다이어리는 오픈그룹 채팅방이 있어 다이어리를 쓰는 사람들과 함께 참여하고 소통하며 다른 사람들이 기록하여 공유한 내용을 참고하기도 하고 나의 일상을 그룹 채팅방에 공유도 할 수 있지만 처음이라 공유는 하지 않고 일주일을 기록하며 하루하루 일과를 적어 나갔다.
오십이 되기 전까지 나는 늘 바쁘고 부지런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사회생활을 할 때는 소속된 일원으로서 몫을 다하고 집에 와서는 가족들을 챙기느라 나의 24시간을 쓰다 보면 똑같은 하루의 반복에 다람쥐 쳇바퀴처럼 돌지만 정작 나를 위한 시간은 없었다. 그렇게 나이가 들고 오십 문턱에 서니 일상의 매너리즘에 빠지고 무기력함과 우울이 오기 시작하는 시점에 쓰기 시작한 다이어리는 인생의 절반을 산 나에게 어쩌면 남은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를 스스로 간절히 구하는 동아줄 같았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6시 나를 깨우는 기상 알람이 울린다. 아무 계획도 없는 다이어리를 펴고 '오늘은 뭘 할까'를 생각해 본다. 그러다가 식사 준비, 밥 먹고 치우기, 빨래하기, 청소 이렇게 쓰다가 문득 이런 거 쓰려고 다이어리를 쓰는 게 아니다. '나를 위한 시간을 써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작은 한 줄 '따뜻한 물 한잔 마시기', 운동하기, 책 읽기 등을 위주로 적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게 '오늘은 뭘 할까?'를 생각하며 하루 일정을 적어 나갔다.
신기하게도 생각만 하고 적지 않았을 때는 잘 모르다가 해야 할 일을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적기 시작하니 내가 하루를 어떻게 살고 있는지가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2주 3주가 지나고 한 달이 될 즘 나는 나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동안 늘 바쁘게 살고 부지런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다이어리의 한 달 기록을 보니 바빠서 바쁜 게 아니라 그냥 쓸데없는 바쁨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하루가 이렇게 하는 일 없이 지내는데 여태 나는 왜 바빴을까?'를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한 달이 지나고 나는 다시 조금은 다르게 다이어리를 썼다.
한 달 동안 해야 할 것 위주로 적어 기록했던 다이어리를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해서 하나씩 추가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해야 할 것 목록을 이전에는 시간을 정하지 않고 오늘 할 일로만 적어 놓다가 세부적으로 시간을 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나의 하루를 30분이나 1시간으로 단위를 잘게 쪼갠다. 기상부터 취침까지 오늘 해야 할 목록들을 해야 할 시간에 배치해서 기록하고 실행 시간을 정한다. 청소 1시간, 식사 준비 30분, 운동 1시간, 책 읽기 2시간, 마트 장보기 1시간, 저녁 준비 1시간 이렇게 촘촘하게 세부적으로 쓰기 시작하니 신기하게도 내가 평소 어떤 일에 얼마나 시간을 쓰고 있는지, 얼마의 시간이 남는지, 언제 주로 여유가 생기는지를 알 수 있었다. 생각보다 놀라운 일은 정말 많은 시간을 쓸데없이 보내거나 그냥 흘려보내는 무의미한 시간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내 삶을 확실히 이끌고 가는 마법
그렇게 나는 무얼 할지 어떻게 시간을 쓸지를 고민하면서 나의 하루를 다시 찾게 되었다. 내가 계획한 작은 일정들을 하나씩 체크하기 시작했고 시간을 부여했다. 많은 일정과 계획들을 다 실행하지 못한 날들이 많았지만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하고 한 달 만에 나의 하루의 시간들을 찾게 된 의미는 어찌 보면 큰 성과를 얻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사실 내가 계획한 일정들을 절반만 실행해도 나는 나의 하루의 변화를 느꼈다. 내가 내 삶을 확실히 끌고 간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주도적으로 나의 하루를 이끄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아졌다. 사십 이후 직장 생활을 접고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가정주부가 되고 보니 직장을 다닐 때는 그저 집에서 쉬면 온전히 내 시간을 즐기며 잘 지낼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사회생활을 하고 직장을 다니며 수입이 있던 전과는 너무 다른 일상과 조금은 무료함이 반복되는 하루에 어떤 흥미나 열정도 느끼지 못하고 지냈다. 그런 일상에 뭔가 주도적으로 하루를 이끈다는 느낌은 정말 기분 좋은 느낌이 아닐 수 없다.
가정주부의 하루를 살펴보면 대부분 생계의 시간을 쓰고 있다. 아침 기상부터 저녁까지 나의 하루 일정을 보더라도 대부분 생계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런 생계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문제라기보다는 어떻게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보내는지 잘 모르고 흘려보내는 시간들이 너무 많다는 데 있다. 물론 아이들을 보살펴야 하는 육아 맘들은 사실 자신의 시간을 찾는다는 것도 어려운 얘기 일 수 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자신의 하루를 살펴보고 시간관리를 하다 보면 의외로 생각지도 못한 시간의 여유가 있음에 놀라기도 한다. 이제 남은 시간을 알게 되었으니 그 시간을 어떻게 쓸지가 고민이었다. 생각해 보면 진짜 다이어리를 쓰고 시간관리를 해야 할 시기는 지금처럼 자신의 시간이 다소 무료하고 뭘 해야 할지 모를 때에 가장 필요한 도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직장을 다닐 때나 육아에 한창이거나 바쁜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정해진 시간이 있기 때문에 남은 시간을 한정적으로 잘 써야 하지만 나이가 들고 오십이 되어보니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잘 보내느냐에 따라 5년 후 10년 후가 결정되어지지 않을까? 이제 남은 시간을 알게 되었으니 그 시간을 어떻게 쓸지가 고민이었다. 그런데 생각했던 거보다 다이어리는 많은 방법을 스스로 찾게 해 준다는 데 있다.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드는 방법 5가지
나이가 들고 살아온 인생을 뒤돌아보면 뭐 하나 변변하게 자랑할 것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이 나이 오십이 되었다. 다시 생각해 봐도 나는 내가 생각하던 꿈과 삶이 있었다. 나이 오십이 되면 예상한 대로 자산이 불어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나만의 전문 커리어를 쌓아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며 자식들은 나의 기대에 맞게 온전히 성숙한 성인으로 자라겠지 하는 기대로 살아온 오십이지만 어찌 인생이 다 내 맘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되던가? 나이 오십을 먹고 보니 이룬 것보다 이루지 못한 것들이 더 많아 아쉬운 나이가 되었다. 그런 나를 위한 제2의 인생을 온전히 살고픈 마음이라면 다시 한번 다이어리를 진심으로 마주할 때다.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드는 방법 5가지
첫째 자신의 하루를 취침부터 기상까지 15분 내지 30분 단위로 잘게 나눈다. 잘게 쪼개봐야 평소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어떻게 시간을 쓰고 있는지 알게 된다. 처음에는 나의 하루 일상의 시간을 좀처럼 정하기가 어렵고 안 맞을 때가 많다. 그런데 이것도 일주일만 써보면 그 일의 몇 분이 드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생각보다 써보면 자신이 얼마나 단순한 삶을 살고 있는지 금방 알게 된다.
둘째 우선순위를 정해 중요한 것부터 실행하자. 하루 일과 중 매일 반복되는 루틴이 있고 그날 꼭 중요하게 해야 할 일로 나뉜다. 중요한 것은 반복되는 루틴과 다르게 표시를 해두고 시간과 일정을 체크한 뒤 중요한 것은 우선적으로 배치하고 다른 일정들을 조율한다. 처음에는 평소 하던 루틴에서 벗어나 중요한 일정들이 생기면 다른 일들을 다 못하게 될 때가 있다. 그래도 괜찮다. 시간을 정해 일정들을 실행하고 조율하다 보면 자신만의 방법이 생긴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생각보다 적어보면 활용할 시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셋째 자신만의 기준을 정하자.
자신의 하루 일정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아침 기상 시간 취침시간, 수면시간, 자신이 하루 중 나만의 시간으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간이다. 나는 운동과 독서 글쓰기이다. 이렇게 자신의 일정을 적어보고 기준을 정하면 된다. 그 외 남은 시간을 생계 시간으로 계획을 세우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하루에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넷째 반드시 실행을 목적으로 하자
로마 속담에 '생각을 잘하는 것은 현명하고, 계획을 잘하는 것은 더 현명하며, 실행을 잘하는 것은 가장 현명하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생각과 계획만 세우는 것보다 실행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그러나 늘 문제는 게으름과 끈기 부족이다. 하지만 이것도 오십이 되기 전 얘기다. 오십의 저력은 이전과는 분명 다르다. 다소 억지스럽긴 하지만 오십을 살아보니 설명은 안되지만 다름을 느낀다. 물론 오십을 온전히 느끼는 나의 개인적 표현이긴 하다. 인생 2 막을 맞이하는 지금의 나로서 5년 후 10년 후를 지금과는 다른 성장을 꿈꾸기에 새로운 일상의 도전이 그저 흥미롭게 느껴진다.
다섯째 반복해서 온전한 나의 것으로 루틴을 만들자
다이어리를 쓰고 그룹 단톡방에서 활동을 하다 보면 알게 된다. 처음 시작하고 열의에 찬 사람들이 한 달 두 달이 지나면 다들 조용해진다. 처음 시작은 300명이 넘는 단톡방인데 24년 3월 말 기준 꾸준히 기록하고 공유하는 사람은 30명 안팎이다. 물론 안 하던 것을 하려고 하면 '뭐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으로 기록하는 의미를 잘 못 느끼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런 작은 하루의 노력들이 쌓여 나의 5년 후 10년 후가 된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든 거저 되는 것은 없다는 것을 오십을 먹고 나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적으면 비로소 보이기 시작
다이어리는 내 일상에 빼놓을 수 없는 나만의 보물창고가 되었다.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해외여행을 가도 빼놓지 않고 꼭 들고 가는 나의 소중한 무기가 되었다.
다이어리를 쓰다 보니 지금은 아침에 계획을 세우지 않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그날의 나를 뒤돌아 보고 감사와 생각의 시간을 갖는다. 미리 세우는 계획은 다음날 뭘 해야 할지 모를 고민을 해결해 주는 큰 역할을 한다. 아무리 사소한 계획이라도 미리 계획을 세우면 그 계획에 맞춰 스스로 행동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적다 보면 알게 된다. 처음엔 그냥 적기 바쁘고 계획한 것도 다 실행하지 못하는 일이 많지만 그렇게 하루하루 적다 보면 내 생활의 진짜와 가짜가 보이기 시작한다. 진짜 바빠서 시간이 없는 건지 아니면 나의 게으름을 대변해 주고 싶은 핑계로 시간이 없는 건지 적다 보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적으면 자신이 무엇을 하면서 즐거워하고 무엇에 집중하고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조금씩 알게 된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합시다^^
"오늘도 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