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에 행복을 느끼나요?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늘 인사말에 흔히 빠지지 않는 것이 행복입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라요'
이는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이 어려워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정말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일까요?
어제저녁 남편과 식사를 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물었습니다.
"여보 당신은 삶이 행복해?"라고 물으니 남편이 조금은 의아한 질문에
"난 크게 행복하다는 걸 느껴 본 적이 없어. 그렇다고 크게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맞추며 살았지. 내 삶이 참 행복하다 느끼며 산 적이 없어"라는 대답을 합니다.
"정말? 당신 삶이 행복한 적이 없었어?"
"그렇다고 행복했던 순간이 없었다는 것이 아니고 삶 자체가 행복하냐고 물으니까 하는 소리지"
이 말을 듣고 있으니 순간 남편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가족, 자식 위해 자신의 삶보다는 가족들을 위해 사느라 삶의 무게에 그리 행복한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지금껏 남편 덕에 잘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해 보면 저 역시도 일상을 살아가면서 '내 삶이 참 행복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저 주어진 삶에 진실되게 살아가려고 노력할 뿐이며 행복을 느끼려고 노력했던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 법륜스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생각이 납니다.
"사람들은 늘 행복을 말하면서 자신의 삶이 항상 행복했으면 하고 바라는데 늘 행복한 그런 삶은 없어요.
그냥 주어진 대로 살아가다 보면 어느 때 행복을 느낄 때도 있고 또 그저 그런 날도 있고 이렇게 우리 삶은 늘 변하면서 이렇기도 하고 저렇기도 한데 인간의 욕심으로 우리의 삶이 늘 행복해야 한다고 바라는 마음이지. 그렇게 늘 행복한 삶은 없어요"라는 말씀이 생각이 납니다.
어제 남편과의 대화에서도 그렇고 법륜스님의 말씀도 그렇고 우리가 느끼는 행복은 순간순간이지 삶 자체에 행복의 의미를 두고 나의 삶은 행복한지 불행한지 얘기를 논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쩌면 남편의 노력으로 내가 느끼는 순간의 행복이 남편보다 더 많았을 수도 있었겠다 싶으니 그저 주어진 삶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 아침에 큰딸이 가족 톡으로 아침 인사를 보내왔습니다.
보름인데 나물이랑 해 먹었냐는 말에
'엄마가 요즘 바빠서 아빠 나물 반찬도 못해줬어.'
'엄마 찰밥 좋아하는데 못 먹었겠네' 하는 간단한 문자를 주고받았습니다. 그런데 점심시간 30분 전 큰딸이 전화를 해서 받아보니 점심을 먹지 말고 기다리라고 합니다. 큰딸이 배달을 시켜놨으니 그거 오면 먹으라면서요. 그래서 고맙다 하고 전화를 끊고 배달을 받아보니 감동입니다.
아침에 했던 말에 신경이 쓰였는지 오곡밥에 나물 반찬을 시켜서 배달이 왔습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 감사의 마음에서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딸들이 어렸을 때는 바쁜 와중에도 가족이 함께 먹으니 보름날이면 오곡밥에 나물을 만들고 부럼도 깨고 했지만 이제 딸들이 다 분가하고 남편하고 단둘이 식사를 해야 하니 반찬을 해놔도 남기기 일쑤고 남편이 나물을 잘 먹지 않아 할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큰딸의 마음에 또 한 번 따뜻해집니다.
점심으로 먹으라고 배달을 시켜줬지만 남편도 해주지 못한 나물 반찬을 보니 또 혼자 먹을 수가 없어 맛만 보고 남겨 저녁과 아침까지 먹었습니다. 큰딸의 마음에 감사함을 느끼면서요.
삶이 늘 행복하기를 바라고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마음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내고 순간순간 늘 행복하지 않아도 우리의 삶은 충분히 괜찮은 삶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남편의 말처럼
"난 크게 행복하다는 걸 느껴 본 적이 없어. 그렇다고 크게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라는 말에는 분명 순간순간 이런 작은 행복이 함께 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금껏 가족을 위해 노력하느라 자신을 위한 행복을 덜 느꼈을 남편이 앞으로는 더 많은 행복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웃님들은 어떤 것에 행복을 느끼나요?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