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사를 마치고 가볍게 집안 정리를 한 뒤 창가 티 테이블에 앉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긴다.
지나가는 사람들, 바삐 움직이는 차, 추운 겨울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봄을 기다리는 자연을 바라보며 문뜩 시선이 멈춘다.
시선이 멈춘 곳은 다름 아닌 몇 해 전부터 키우기 시작한 행운목이다. 벌써 기억으로는 10년이 다 되어가는 것 같은데 행운목은 변함없이 잘도 큰다.
흙에서 키우는 것도 아닌 수경으로 키우는 행운목에 무슨 영향이 있어 잘 크겠냐마는 작년 책 쓰기에 정신이 팔려 신경도 쓰지 못했던 행운목에서 꽃이 피었다.
물을 언제 주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은 마르고 볼품없는 행운목에서 꽃이 핀 건 어찌 보면 기적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물은 말라있고 뿌리만 앙상하게 버티고 있으며 잎은 생기마저 잃어 그냥 죽었으면 물을 안 줘 죽었다며 아쉬움 없이 버렸을 이 행운목이 마치 물 안주는 주인을 타박하듯 보란 듯이 꽃을 피웠다.
성장은 진정한 결핍에서 오는 것일까? 그때의 행운목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매일 관리하고 물을 채워주고 적당한 관리를 해줄 때는 꽃을 피우지 않다가 척박하고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죽을 수도 있는데 자신을 불태우듯 꽃을 피우는 것 보면 어떤 변화와 성장도 적당한 만족보다는 절실히 원하는 결핍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가끔 텔레비전이나 유튜브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느낀다.
적당히 만족하고 편안한 상황에서는 어떠한 큰 변화와 시도, 용기를 내지 않는다.
대부분의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성공 스토리에는 가난에 대한 결핍, 어려웠던 상황에 대한 환경, 그리고 두 번 다시 상상하기도 싫은 힘듦과 어려움이 있다.
100억을 빚을 지고 죽음까지 생각했다 다시 성공한 CEO.
어린 시절 생각하기도 싫은 부모님의 학대와 가난이 싫어 악착같이 이겨낸 작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버려져 부모도 고향도 가족도 없지만 해외입양되어 성공한 사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수많은 결핍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는 너무 많다.
우리는 흔히 풍족함이 성공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많은 성공한 사람들은 결핍 속에서 성장하고 성공을 이뤄냈다. 결핍은 단순한 부족함을 넘어 어쩌면 그 결핍으로 인해 더 강해지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되며 자신의 한계를 넘는 모험을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은 아닐까?
부족함을 경험한 사람들은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기회를 찾고, 감정적 결핍을 느낀 사람은 더 깊이 공감하며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을 보게 된다.
결핍은 두 번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어려움과 힘듦이겠지만 결코 불행의 원인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결핍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적당한 안정과 편안함을 추구할 때보다 더 단단한 성장과 성공을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을 주기도 한다.
무심히 티 테이블에서 마주한 행운목에 초록 잎사귀가 언제 올라왔는지 얼굴을 내민다.
결핍을 넘어 이제 안정기에 접어들었나?
어려운 시기를 넘어 변함없이 함께한 행운목을 보며 잠시 단상에 잠겨본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