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생각

나랑 비슷한 사람

by 말상믿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개인의 성격, 경험, 가치관 등이 모두 다르며 비슷하다고 해도 순간순간 다른 생각과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특성상 모두 독특한 하나의 존재로 자신과 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비슷한 성향이나 관심사,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분명 존재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관계를 맺을 때 나와 비슷한 사람에게 끌릴까? 아니면 나와 다른 사람에게 끌릴까? 나의 경험으로는 비슷한 사람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더 끌렸던 것 같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매일 보는 남편이다.


좋아하는 성향만 봐도 남편은 나와 반대적인 기질과 성향을 가지고 있다.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생각과 가치관도 다른 부분이 많다. 긴 세월 함께 부부의 연을 맺고 살다 보니 많은 부분 서로에게 마쳐주며 배려하다 보니 비슷해진 것 같은 느낌이지만 하나하나 살펴보면 너무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와 평생을 함께하는 사람이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비슷한 사람과 함께하는 부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부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사랑의 감정이 아닌 우정이라면 어떨까? 나와 평생을 함께 해야 할 배우자가 아닌 친구여도 나와 반대적인 기질에 끌릴까?


그건 또 생각해 볼 문제다.


나의 친구들을 살펴봐도 친구는 한 명이 아닌 다수이기 때문에 기질이나 성향에는 크게 상관이 없다. 그때그때 마음이 잘 맞고 나와 공감대가 형성되고 편하고 좋으면 친구 관계는 이어진다. 그러나 시절 인연처럼 함께 하는 것들이 줄어들고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으면 저절로 멀어진다.






김종원 작가의 <어른의 품격을 채우는 100일 필사 노트> 필사를 하면서 [선을 넘지 않는 사람]에 대한 글을 읽고 필사하면서 든 생각이다.


언제나 선을 넘지 않고 나를 존중하는 사람이 내 곁에 있다면, 그를 평생 소중히 간직하라.


많은 사람들이 자꾸 선을 넘는 이유는 선이 어디인지를 몰라서가 아니다.


선을 넘지 않는 건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라서, 수고를 들이는 대신 그냥 무시해 버리기 때문이다.


언제나 선을 넘지 않고 나를 존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는 평생을 함께해야 할 소중한 사람이다.






이 필사 글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22년을 나와 함께해 준 고마운 친구다.


아이들 유치원 때 친구의 연을 맺고 지금까지 함께 한 친구다. 나보다 나이도 많은데 주민등록상 같은 번호를 쓴다는 이유로 내가 친구 하자고 제안을 했다.


아이들 어릴 때는 아이들 나이도 같고 같은 유치원에 같은 학교를 보내면서 공감대도 많고 서로 의지하며 가족단위로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남편들과 아이들은 각자 다른 성향의 사람들로 더 이상 함께하지 않는다. 이런 관계 속에 자연스럽게 멀어질 수도 있었을 텐데 여전히 우리는 함께하고 있다.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친구라 해도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개인의 성격, 경험, 가치관 등이 모두 다르며 비슷하다고 해도 순간순간 다른 환경과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친구와 함께 한 세월을 돌이켜 보면 나와 참 많이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 한 세월 덕분에 닮아가는 것인지 아니면 비슷한 성향이라 오랜 세월 함께 할 수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그 사람을 알려면 그 친구를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분명 성격은 다른데 부정할 수 없을 만큼 우리는 비슷한 데가 많다.


어제는 아침에 책을 읽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며칠 전 수리 맡겨 놓은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갈 테니 함께 하자는 것이다. 약속을 하지 않았지만 1초의 고민도 없이 ok를 하고 준비를 했다.


얼마 전 함께 마라톤을 뛰고 난 뒤 커피를 마시며 봄꽃이 피면 호수 공원에 자전거를 함께 타자며 고장 난 자전거 수리를 맡길 것을 권유했다. 수리되면 같이 하자는 정해진 약속은 아니지만 약속이 있었다. 어제가 그날인 것이다.


수리해서 함께 탈것을 권유는 했지만 언제 맡길지, 그리고 함께 할지는 강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제 함께 하면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많은 세월을 함께 한 친구들이 많지만 이렇게 나와 잘 맞는 친구가 또 있을까? 약속도 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전화해 자전거를 함께 타고 마라톤을 뛰고 산에 가자고 해도 부담 없이 ok를 해주는 친구가 있었나 생각해 보니 없다. 어떤 조건도 없이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있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세월 그저 옆에서 좋은 일 슬픈 일 기쁜 일 모두 함께해 주며 곁에 있던 친구라 별생각 없이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정말 많은 시간 많은 세월을 나와 비슷하게 닮은 사람과 함께 했구나를 느끼니 이런 친구가 지금 내 옆에 있어주는 것만 해도 내 삶에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


그런데 친구는 닮는다고 했던가?

어제 문득 라이딩을 함께하고 점심 먹고 대화를 나누며 친구의 생각을 들었다. 그런데 친구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신과 정말 많이 닮은 나와 친구가 된 건 자신의 인생에 최대의 선물을 받은 것이라고.


함께한 세월이 길어도 어떤 상황과 이유로 멀어지기도 하고 아무 이유 없이 소원해지기도 하는 게 친구다. 어떤 이해관계가 생겨 사이가 나빠질 수도 있고 비교와 질투로 관계가 틀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관계에 있어 적당한 선을 지키며 오랫동안 함께 하는 친구는 정말 드물다. 짧은 기간 잘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긴 시간 함께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만나면 편하고 나를 배려해 주는 느낌을 받으며 함께 할수록 즐거움이 배가 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지금 곁에 있다는 것은 내 인생에도 최고의 선물이다.


성격은 달라도 비슷한 성향을 가질 수 있으며 생각은 달라도 서로를 인정하고 굳이 말로 어렵게 설명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 취향도 비슷하고 체력이나 취미도 비슷해 뭘 해도 나랑 잘 통하는 사람.


갑작스러운 연락에도 기분이 나쁘거나 부담이 되지 않으며 각자의 삶을 존중하며 곁에 있어주는 소중한 사람. 그 사람이 있어 고맙고 감사하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왜를 묻지 말고 어떻게를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