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흐린 하늘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저의 기분을 다운시키지만
하얀 눈꽃을 피울 벚꽃나무에는
생명수를 얻는 단비가 될 것입니다.
어제까지도 변화가 느껴지지 않았던
벚꽃에 드디어 색이 입혀졌습니다.
집 앞 천변에 길게 뻗은 벚꽃길은
이제 며칠 있으면 만발할 기세가 보입니다.
올해는 자연 기후 때문인지
봄꽃들도 순서를 모르고
같이 피어댑니다.
예전에는 봄꽃들도
나름의 순서를 지키며
꽃을 피웠던 것 같은데
봄이 짧아져서 그런가
지금은 너도나도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고
서로 얼굴을 내미는 것 같습니다.
모처럼 조금은 여유를 부리며
휴일 오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주말이라 텃밭에 나갔지만
비도 오고 해서 오전에 잠깐 들러
원추리 모종만 심고 집으로 왔습니다.
텃밭에 봄맞이 나들이를 나왔는지
오랜만에 뱀을 보게 되어 신기했습니다.
아직 새끼 뱀이라
무섭고 징그럽기보다는
작고 천천히 움직이는 뱀이 신기해
동영상을 찍는 여유까지 부려 봅니다.
날씨 탓인지 휴일이라 그런지
평소와 다르게
조금은 게으름도 피워보고
며칠 전 친구가
너는 좀 아무것도 안 하고
쉴 필요가 있다는 말을 되새겨
오후에는 여유를 즐겨보려 하지만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강박과 조바심이 생기는 건 왜일까요?
계획성 있게 산다는 것이
때로는 자신을 압박할 때가 있습니다.
유연성을 가지고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편안한 시간과 여유를
부릴 수 있어야 하는데
매일 반복하는 루틴들은
하루만 하지 않아도
조바심이 드는 건
아직 온전히 나의 일상을
즐기지 못하고 있다는 증표겠지요.
그래도
오늘은 날씨가 그리고 친구의 걱정이
저를 조금은 유연하게 만드나 봅니다.
차를 마시며 생각도 하고 명상도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힘들지만
그럭저럭 잘 지내는 일상도
충분히 괜찮습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