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변화가 필요하다.
늘 익숙한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면 변화를 주기보다는 익숙한 환경이나 생활에 안주하게 된다. 그러나 작은 변화를 주고 나면 바뀐 환경에 기분도 상쾌해지고 새로운 분위기에 기분도 좋아진다.
이사하고부터 생각하고 있던 서재 방을 옮겼다. 딸들이 분가하고 이제는 거의 쓰지 않는 큰딸의 방을 서재 방과 바꿨다.
잘 정돈된 짐들을 힘들게 옮기는 것도 어렵고 굳이 바꾸지 않아도 큰 불편함은 없기에 기존에 쓰던 대로 쓸까 했지만 서재 방에 해가 잘 들지 않아 낮 동안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도 항상 불을 켜야 하고 또 더 큰 것은 햇빛이 들지 않은 방이라 춥기도 하고 방에 들어가 앉아 있다 보면 기분이 다운되기도 한다.
겨우내 이런 작은 불편이 있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썼다.
서재 방은 책장에 책이 많아 하나하나 옮기는 것도 보통의 일이 아니고 딸방의 침대 역시 옮기는 게 쉽지 않지만 일은 시작하면 끝이 난다. 남편이 있을 때 옮기면 힘을 덜 들이고 할 수 있지만 저녁시간대라 옮기는 것이 쉽지 않고 주말까지 기다리기에는 마음에 변화가 왔을 때 해야지 안 그러면 또 그냥 없던 일로 하고 싶어질까 봐 아침나절 옮기는 순서를 고민하며 하나씩 옮기기 시작했다.
막상 시작한 가구 옮기기가 시작 전에는 혼자서 이걸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하나하나 하다 보니 또 해결되는 게 신기하다. 뭐든 겁먹고 걱정하기보다는 일단 시작하고 볼일이다. 시작하고 방법을 찾으면 어떻게든 해결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일을 하는데 망설임이 줄어든다.
예전에는 해보지도 않고 무조건 '이건 못해'라고 단정 짓고 남편에게 의지할 때가 많았다. 남편이 없으면 엄두가 나지 않아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운동으로 체력이 좋아지니 겁도 줄어드는 모양이다. '뭐해보지 뭐'라는 생각이 드는 건 요즘의 내가 어떤 것을 하면서 먹는 마음이다. 그런데 신기하게 진짜 '뭐해보지 뭐'라는 생각 때문인지 대부분의 일들이 남편 도움 없이 되는 것도 신기할 따름이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들을 지금의 나는 하고 있다. 오전 내내 힘은 들었지만 가구를 옮기고 정리를 하며 마무리했다.
새로운 방으로 입주한 나의 서재가 밝아졌다. 환한 창가에 깨끗하게 청소를 마치고 잘 정리된 책장과 기존에 책상에 앉아서 보던 바깥 풍경이 바뀌었다. 책상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며 봄 햇살을 받으니 또 뭔가 새로움이 느껴진다.
때로는 변화가 필요하다.
이 작은 변화로도 기분은 새롭고 맑아진다. 힘들고 귀찮고 엄두가 나지 않아 변화를 미뤘다면 느끼지 못할 기분이다.
기존 서재 방에는 시스템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아 여름이 오면 더 고민했을 일이다. 여름까지 고민하지 않고 변화를 줄 수 있어 또 다행이다. 올여름에는 서재 방에서 에어컨을 시원하게 쓸 수 있다 생각하니 오늘의 힘듦도 괜찮다.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큰 변화를 주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익숙함에 신경 쓰지 않고 지냈던 작은 변화가 때로는 새로움을 주기도 한다. 귀찮고 엄두가 나지 않아 미뤘다면 느끼지 못했을 새로운 변화가 좋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