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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생각

참견하고 싶은 욕망을 눌러라

by 말상믿


다른 사람의 인생과 그가 내린 결정에
함부로 간섭하는 건 참 위험한 일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귀담아듣는 것 하나뿐이다.
소중한 사람일수록 더욱더 기울여야 한다.
간섭한다는 것은 누군가가 내린 결정의 가치와
그가 투자한 노력을 가볍게 보는 행동이다.
"다 너를 위해서 그런 거야"
"나니까 이런 조언을 하지"
이런 말들은 사실은 참견하고 싶은 나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누군가 바르게 살기를 원하다면,
내가 먼저 바르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어른의 품격을 채우는 100일 필사 노트 _ 김종원








이 글을 읽고 필사하면서 어제의 저를 반성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인생과 그가 내린 결정에 함부로 간섭하는 건 참 위험한 일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귀담아듣는 것 하나뿐이다. 소중한 사람일수록 더욱 귀 기울여야 한다"


어제는 친정에 다녀왔습니다.

아빠의 주간보호 센터에 관련해 알아볼 것도 있고 남편 출장으로 부모님과 저녁을 먹고 올 요량으로

이런저런 간식과 부모님께 필요한 용품들을 준비해 다녀왔습니다.


부모님께 갈 때만 해도

아빠가 좋아하는 잔기지 떡도 준비해서 가져가고 봄에 전령인 두릅을 이웃 언니가 주셔서 함께 가지고 갔습니다. 엄마 쓰라고 기초화장품 세트에 또 뭐가 필요할까 생각하며 부모님께 도움을 줄 만한 것들을 챙겨 봅니다.


분명 갈 때만 해도 좋은 마음으로 간 건데 엄마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잔소리를 늘어놓는 저를 보게 됩니다.







엄마는 절에 다니십니다.

남편과 자식 위해 절에 가서 기도드리고 공양하는 것을 좋아하십니다. 물론 그 덕으로 지금껏 가족들이 큰 어려움 없이 무탈하다는 생각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정도가 심하다고 느껴지는 것입니다. 자식들이 주는 용돈도 당신이 힘들게 일해 버는 돈도 절에 불공드린다며 알게 모르게 쓰는 돈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오빠의 전 집이 매매가 안된다고 걱정하시며 지리산으로 불공을 드리러 다녀온다고 하셨습니다.


당신이 자식 위해 좋아서 하는 일이니 신경 쓰지 말자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대화를 나누다 지리산 불공드리러 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듣고 또 화가 올라옵니다.


물론 부모님의 마음으로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겠지만 꼭 그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고 그런 것들에는 돈을 아끼지 않고 쓰시면서 정작 집의 살림이나 엄마의 치장에 쓰는 돈은 아끼는 엄마를 보며 또 잔소리를 늘어놓고 말았습니다.


지금껏 그렇게 살아오셨고

그것이 엄마의 낙이고 인생이겠지요.

당신은 다른데 돈 안 쓰고 남편과 자식 위해 불공드리는데 뭐가 문제냐며 그런 저를 보며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십니다.


제가 사간 엄마의 화장품을 보며 이런 거 살 돈 있으면 부처님 오신 날 절에 등 달게 돈으로 달라고 하십니다.


저는 또 화를 참지 못하고 간섭하며 참견하고 말았습니다.

정작 당신은 화장품 하나 변변치 않게 사용하시면서 절에 등 다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엄마가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절에 등 다는 것이 뭐가 문제일까 싶지만 엄마의 자식은 5형제이고 그 밑에 손주들까지 있습니다.

간단히 엄마의 마음으로만 공양하면 되는데 많은 자식들을 일일이 다 따로 올리고 또 손주들까지 마음을 쓰려니 당연히 돈도 많이 들어가겠지요.


이제는 자식들도 모두 각자의 가정을 이루고 잘 살아가고 있으니 자식들은 마음에서 조금 내려놓고 당신에게 집중하는 인생을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해답이 없는 얘기인 줄 압니다.

당신의 인생에 평생 해 오던 것을

하지 말라고 한다고 하시지 않을 것도 압니다.

그런데 그런 엄마를 보고 있으면 속이 상합니다.


가족이니까 참견하고

부모니까 안 그랬으면 하는 생각에 조언드리고.

그러나 그런 참견과 조언은

결국 잔소리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힘이 들던 어떤 어려움을 느끼시던

그것도 엄마의 인생이고 살아온 방식인 것을.


이 부족한 중생은

왜 매번 아는척하며 해답을 주려고 하는지.


인생에 해답이 있으면 힘든 일도 어려운 일도 없겠지요.


각자 자신의 방식대로 선택한 인생과 결정에

그저 귀담아들어 주고 공감해 주면 되는 것을.


"우리 은숙이가 오니까 너무 좋다."

"이렇게 별미 두릅 비빔국수도 해 먹고 엄마는 너무 좋아."


제 서운한 말에도 엄마는 이런 말로 화답을 하십니다.

어제의 제 마음과 행동을 뒤돌아 보며 반성해 봅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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