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내내 책 보다가 집중도 안 되고 해서
여우길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산책이라고 했지만
여우길은 산행에 더 가깝습니다.
야지 막 한 야산이지만 빠른 속도로 걸어도
왕복 8km 정도 되고
공원을 여유 있게 걷듯 걷기보다
약간의 걸음을 재촉하듯
빠르게 걷는 걸음으로 다녀오면
어느새 온몸은 땀으로 젖습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어떤 장면을 목격하고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요즘 운동하면서
동네 여러 산책길을 이용하다 보면
까치를 자주 봅니다.
그것도 꼬리가 짧은 까치입니다.
사람이 지나가도 잘 날아가지도 않고
도로 한쪽에서 종종걸음을 하며
살짝씩 자리만 변경합니다.
매번 다른 날 가도 그 자리에 있습니다.
문제는 다른 까치들이 이 꼬리가 짧은 까치를
계속 공격한다는 것입니다.
어제 원천천 마라톤을 뛰면서
까치 3마리가 한 마리를 공격해
몸에 있는 털이 다 뽑히고
사람들이 가면 잠깐 날았다가
다시 내려와 계속 공격하는 걸 보면서
달리다 멈춰 어떡하지 생각했습니다.
근처 동물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하나
아니면 집에 데리고 가야 하나
잠시 생각했지만,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도 않고
마라톤 중이라는 핑계를 대며
그냥 못 본채 왔습니다.
오는 내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아마 그 공격받은 까치는 털이 다 헐 벗겨져
저대로 두면 죽을 것 같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저처럼 보고도
모른 척 지나갑니다.
자연의 생태와 순리를 따른다고 하기에는
집단의 공격성이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집에 와서도 그 장면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오늘 여우길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꼬리 짧은 까치는 날지를 못하는지
계속 바닥을 종종거리며 피해 다니고
다른 까치 2마리가 계속해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 공격을 합니다.
수풀로 숨기도 하고
오히려 사람들이 걷는 길로 나와
공격을 모면하려는 것 같은 느낌도 받았습니다.
집단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들보다 약하거나 부족한 면을 보여서는
함께 살아가기가 힘든 걸까요?
자연에서도 우리의 일상에서도
집단의 공격성은
약하고 만만한,
상대적인 약자에게 자행되는 만행을 보면서
그럴수록 더 따뜻한 보살핌을 줄 수는 없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이유 없는 화풀이식 폭력이 자행되고
청소년 집단 왕따와 폭력에 대해
보고도 모른척하는 상황들을
까치들의 집단 폭력성을 보고
한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다들 모른 척 안 본척하며 지나치는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현실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진정 집단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강해지는 것 밖에는 없는 걸까요?
공격당하는 까치를 보면서
집단의 폭력성이 참 잔인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계속되는 집단 왕따와 폭력 없이
함께 자유로운 삶을 살 수는 없을까요?
약자가 꼭 강해지지 않아도 보호받고
있는 그대로 인정받으며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