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식 관계는
어느 선까지가 딱 좋을까요?
아이들이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다르겠지만,
성인이 된 딸들을 보면서 가끔 느낍니다.
딸들이 성인이 되기 전까지
저는 일방적인 엄마였습니다.
좀 무서운 엄마였죠.
내가 정해놓은 룰을
다 따라주고 지키길 바랐으니까요.
딸들이 크고 분가한 뒤
서로 관계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면서
딸들이 예전 엄마에 대해
푸념 아닌 푸념을 할 때면
지난날 나는 왜 그렇게
단호하고 유연하지 못했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딸들은 엄마를 많이 닮는다고 하죠.
요즘 들어 작은 딸을 보면서 주위 사람들은
저를 많이 닮았다는 표현을 합니다.
남편마저도 요 근래 작은 딸의 행동을 보고
'당신 하고 똑같네.'라는 표현을 하는 것 보면
알게 모르게 어떤 부분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가 없나 봅니다.
그런 딸들이 저의 좋은 점을 닮았으면,
분명 닮지 않았으면 하는 모습보다
엄마의 장점을 본받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작은딸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도움 줄 일이 있어 딸 공장에
몇 번 가서 도움을 주고 왔습니다.
새로 시작한 일이라 열정도 있고
자기 일이라 그런지 책임감 또한 강합니다.
부모의 눈으로 보면
아직 서툴고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저 나이 때 나는 어땠나 생각해 보면
또 기특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합니다.
평소에는 볼 일이 없어 잘 모르다가
함께 일을 해보면 알게 됩니다.
손발이 척척 맞는다는 표현이 어떤 것인지.
말로 가르치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일머리는 말로 해서 되는 것이라 아니라
눈치가 반인데 함께 일을 하면서
그동안 내가 알던 딸이 맞나라는
의구심이 들기까지 합니다.
집에서 함께 살 때는
스스로 하는 것보다 챙겨줘야 하는 것들이 많았고
잠이 많은 딸이라 잔소리도 많이 했는데
공장에 가서 본 작은딸은 어떤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자신의 일을 해내는
그동안 내가 알던 딸의 모습이 아닙니다.
몇 번 공장 가서 일을 도와주면서 느끼는 거지만,
그동안 내가 딸들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었던 게 아니었나 하는 반성을 해봅니다.
자식은 부모가 믿는 만큼 자라고
부모의 영향을 알게 모르게 받는다고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예전의 가족 관계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가 될 수 있어
참 고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텃밭에서 내가 뭔가를 해달라고 부탁하면
툴툴거리는 남편도
자식 일에는 힘든 줄 모르나 봅니다.
시작하는 단계라 어려움이 있겠지만,
걱정되지는 않습니다.
어떻게든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고
스스로 잘 헤쳐나가리라 믿어 봅니다.
부모 노릇도 이렇게 조금씩 배워갑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이 강요나 요구가 아닌
서로에게 조금씩 힘이 되고 힘을 줄 수 있는
유연한 관계가 되도록 노력해 봅니다.
가정이야말로
고달픈 인생의 안식처요,
모든 싸움이 자취를 감추고
사랑이 싹트는 곳이요,
큰 사람이 작아지고
작은 사람이 커지는 곳이다.
- 하버드 조지 웰스 -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