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나는 꿈을 자주 꾸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번 꾸면 희한한 꿈을 꾼다.
꿈을 꾸고 일어날 때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다만 꿈이 생생하다.
대부분 꿈을 꾼 뒤 황당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꿈 해몽을 검색하면
대부분 길몽으로 해석된다.
그나마 안심이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지금의 나는 특별히 부를 갈망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큰 성공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나의 보이지 않은 곳에
열망이 꿈으로 나타나는지
나에게 알지 못하는 갈망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얼마 전 꾼 꿈이 잊히지 않고 생생하다.
그 꿈은 칡 캐는 꿈이었다.
장소는 어떤 5층짜리 건물이다.
내가 아는 곳은 아니다.
시간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밖이 어둡지는 않았다.
사실 칡을 보고 있느라
밖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나와 젊은 남자 두 명이 함께 있었다.
분명 분위기상 젊은 남자 두 분이
내가 모르는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꿈에서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 다른 주인이 있는 건물이었다.
그 건물 5층에서 칡을 캤다.
그것도 내가 캔 것이 아니고
젊은 남자 두 분이
칡을 캐는 것을 나는 보고 있었다.
처음 삽으로 흙을 파내고 칡을 캐내는데
생각보다 너무 굵은 알칡이
건물 흙 속에 사방으로 퍼져있는 것을 보고
'와' 이게 가능해라며 놀라고 있다.
너무 깊게 옆으로 밑으로 뻗어있는 알칡을
한 뿌리 캐서 나에게 먼저 주었다.
알칡이라 그런지 한 뿌리가 꽤 무거웠다.
사방으로 뻗어있는 알칡을 캐야 하는데
장비가 부족하다며
젊은 남자 한 분은 장비를 찾으러 가고
또 한 분은 열심히 칡을 캐고 있다.
나는 그 장면을 계속 보면서 놀라고 있다.
왜냐면 믿기 힘든 장면이기 때문이다.
5층짜리 건물에 알칡이 층층이 박혀있다.
근육질의 알통에 힘을 잔뜩 주면
뽈록 튀어나오는 것 같은 알칡이
울퉁불퉁하게 건물 사방으로 뻗어 있는 것이다.
알칡이 열십자로 건물 골조를 세우듯
1층까지 칡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것을 보고 있다가 남편의 기척에 잠에서 깼다.
꿈에서 깨고 한동안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방금 꾼 꿈이 사진처럼
선명하게 기억났기 때문이다.
그림을 잘 그렸다면
본 것을 그대로 그려놓고 싶을 정도였다.
5층 건물에서 칡을 캐다니 황당하기만 하다.
일반적으로 산에서 칡을 캐는 꿈이라면
그냥 그런 꿈이려니 했을 것이다.
나는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사람이라
솔직한 편이고 거짓을 싫어한다.
영화도 SF 공상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매번 꿈을 꾸면 이렇게 황당한 꿈을 꾼다.
그것도 자주 꾸는 게 아니라
어쩌다 한번 꾸는 꿈이
이렇게 황당 무계하다.
한 번은 남편이 우리 집 17층 아파트에서
다이빙하는 꿈을 꾼 적도 있다.
우리 집 주변이 온통 물바다가 되었는데
남편이 17층에서 자유자재로
다이빙하는 모습을 보면서 잠에서 깬 적도 있다.
얼마 전 꾼 꿈은 굵은 똥 누는 꿈을 꾸었다.
그것도 침대 이불 위에 누워서
굵은 똥을 누는 기이한 꿈이었다.
감촉은 느껴지는데
손에 묻거나 더럽다는 느낌보다
이건 뭐지라는 느낌이 더 강했던 꿈이다.
친구가 꿈해몽이 좋다며 로또를 사자고 해서
친구 거까지 사서 선물했지만 물론 꽝이었다.
매번 상상력도 없는 내가
일 년에 손에 꼽을 만큼 꿈을 꾸면서
이런 꿈을 꾸는 것도 신기하고
현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들이
꿈으로 나타나니 나에게 뭐가 있나 싶기도 하다.
아무튼 시간이 지나면 뭐든 잊히기 마련이고
기억력이 좋지 않은 나는 더 할 것이다.
꾼 꿈을 기억해 글로 써보는 것은
시간이 지난 뒤 기억하기 위함이고
재미있기도 해서다.
인간에게 꿈이 어떤 의미를 주고
꿈은 반대라는 말도 있고
어디까지 해석을 믿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다만 상상력 없는 나에게
이런 공상 같은 꿈이 그저 신기할 뿐이다.
네이버 검색 : 칡 꿈 해몽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