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친구들과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함께 한 여행이기에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여행은 누구랑 함께 하느냐에 따라
분위기도 많이 달라집니다.
예전에 다녀왔던 곳이고
같은 장소인데도 불구하고
함께하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릅니다.
주말 일가친척 결혼식도 있고
남편이 혼자 주말을 보내야 하기에 마음은 쓰였지만
친구들과 시간 내기가 쉽지 않은 여행이라
미안한 마음은 잠시 내려두기로 했습니다.
아침 일찍 출발하면서
친구가 김밥을 싸 온다고 해서
사실 아침은 안 먹으려고 한 건데
남편이 아침밥을 해 줘 고마운 마음에 먹었습니다.
식사 준비를 하고 있는 남편에게
"아침에 왜 밥을 하고 있어"라고 물으니
"당신 여행 가는데 밥 먹고 가라고 했지"라며
무심한 척 대답을 합니다.
무심히 건넨 말 한마디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주말 남편 두고 여행 가는 아내가
뭐가 이쁘다고 밥까지 해주는 마음을 내는지
마음 한편이 미안하고 고마웠습니다.
30년 가까이 살면서
살면 살수록 좋아지는 사람입니다.
저 역시 남편한테 그런 사람이어야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저는 남편의 도움을
더 받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마음을 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것도 부탁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일은 더 그렇습니다.
평택에 진 짬뽕집이 있습니다.
그 집은 항상 사람들이 많습니다.
매일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라고 합니다.
저는 가끔 남편과 함께
주말에 텃밭에 갈 때만 한 번씩 가기 때문에
오래 기다려 본 적은 없지만
그 집을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내어주는 마음이 참 풍족하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음식만 파는 게 아니라
이곳에 오는 사람들을 위해
베푸는 마음이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주메뉴를 시키면 밥은 공짜입니다.
계란 프라이도 1인 1개씩
원하면 먹을 수 있게 해 놓았고
7세 아이까지는 자장면이 무료입니다.
밥을 먹고 나오면
아침에 순두부를 만들고 나온 비지를
원하는 사람들이 가져갈 수 있게
비치해 두었습니다.
맛은 기본이요.
메뉴를 시키면 오래 기다리지 않게
빨리 나오는 서비스 역시 최고입니다.
반찬은 언제든 더 가져다 먹을 수 있도록
여유 반찬 테이블 바도 있습니다.
이러니 사람들은 늘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사람들은 늘 먼저 받으려고만 합니다.
그러나 받으려고 하기 전에
무엇을 먼저 줄까 생각하고 베풀면
항상 주는 것보다
더 많이 받게 될 때가 많습니다.
여행 날 아침
남편의 호의를 생각하며 글을 쓰다가
이 집이 생각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남편 역시
항상 받는 것보다 주는 것에
더 익숙한 사람입니다.
작고 사소한 마음이라도
나를 위하는 마음이 느껴지면
그저 고맙기만 합니다.
이런 마음이 느껴질 때면
저 역시 주는 마음을 내고 싶어 집니다.
늘 먼저 주는 마음을 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될 때가 많습니다.
받고 주는 건 진정한 호의라기보다는
기브엔 테이크로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호의를 베푸는데 마음을 내는 일에
인색해서는 안 되겠죠.
누군가를 위해 마음을 내는 일은
어쩌면 쉬운 일 같지만
어려운 일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일상 속 작은 행동과 진심 어린 마음이
관계를 더 따뜻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 누군가를 위해 어떤 마음을 냈나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질 수 있도록
마음을 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남편의 배려로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어서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가져봅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