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과 함께 롱런> 기부 마라톤 다녀왔어요. 하루가 정신없이 바쁘게 지나갑니다. 아침 6시 반에 집에서 나가 저녁 6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 왔습니다.
마라톤은 오전에 뛰고 오후에는 지인과의 약속이 있어서 함께하고 집에 왔더니 이 시간입니다.
큰딸도 마라톤 뛰고 오후에는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서 가야 하는데 마라톤을 뛰고 걷는 게 불편했는지 완주 후 아무렇지 않은 저를 보고 딸이 묻습니다.
"엄마는 아무렇지 않아?"
"어떻게 마라톤 10km를 뛰었는데 그렇게 멀쩡해?"
"나는 걷는 게 너무 힘들어"
마라톤 10km 대회가 처음인 큰딸은 저와 함께 완주를 했습니다. 물론 다 뛰고 걷는 것도 힘들어하는 큰딸이지만, 나름 완주의 기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첫 출발하고 2km쯤 지나 다리가 아프다며 걷는 딸을 보며 조금 황당하기도 하고 '겨우 2km 뛰고 힘들다고 하면 어떡해'라며 속으로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벌써 걷냐며 한소리를 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엄마의 제안에 싫다고 하지 않고 '엄마가 내 페이스에 맞춰 함께 뛰어주면 나는 땡큐지'라고 한 딸을 생각하며 오늘은 딸의 완주에만 목표를 두자 생각했습니다.
4km까지는 뛰고 걷고를 반복하더니 몸이 조금 풀렸는지 5km부터는 쉬지 않고 끝까지 뛰었습니다.
힘들어도 함께하는 사람이 있으면 힘이 되고, 자신보다 한 발 앞서가는 사람이 페이스를 조절하며 리드해 주면 생각보다 어렵고 힘들어도 조금은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큰딸은 올여름 러닝에 재미를 붙이고 조금 뛰더니 날씨가 추워져 한동안 또 러닝을 뛰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힘든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다른 운동을 계속 병행하는 것이 아닌 이상 갑자기 추운 날씨에 뛴다는 것이 무리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함께 완주한 것에 대해 아낌없는 격려를 보냅니다.
어떤 말보다 한 발 한 발 함께 뛰면서 딸의 페이스를 기다려주고 딸이 걸을 때도 속도 조절하며 뛰는 저를 보고 다시 힘을 내는 딸을 보며 기다려 주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라톤 10km를 완주하고 딸은 "오늘 엄마랑 같이 안 뛰었으면 나는 계속 걷다가 뛰다가 했을 텐데. 중간에 엄마가 뭐라 하지 않고 함께 뛰어줘서 나도 안 쉬고 뛸 수 있었어"라는 말에 오늘 마라톤의 목표한 바를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꾸준하게 하는 것을 이길 수가 없는데.."
"다시 운동 시작해야겠다 엄마."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느낀다는 것이 이런 걸까요?
누군가에는 쉽게 느껴지는 것이 또 누군가에게는 힘든 것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말보다는 행동이, 그리고 함께 하면서 지칠 때 힘을 주고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마음이 중요함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오늘의 경험이 큰딸에게도 좋은 경험으로 기억돼 무언가의 도전에 힘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성취가 또 다른 도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