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다. 설 명절 가족들과 함께 한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지만, 연휴 기간 동안 평소와 달리 해이해진 마음을 다시 원상으로 회복하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일상에 정해진 목표가 있으면 그 목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느라 힘든 반면, 목표가 없으면 해이해지기 쉬운 것은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물론 연휴가 길다고 해서 꼭 해이해지거나 루틴에서 벗어나 다른 일상을 보낸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런 와중에도 루틴을 지키고 목표를 정해 실행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으니까.
그럼에도 나의 경우는 그렇지 못했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한 연휴는 몸도 마음도 해이해져 아침을 맞이하는 시간도 평소와 달리 여유롭게 시작했고 밤 취침시간도 함께 영화를 보거나 대화를 나누느라 늦어져 평소의 일상과는 다른 일상을 보냈다.
블로그에 글을 쓰지 못한 것도 벌써 8일째다. 매일 글쓰기가 부담스러워 1일 1포를 내려놓겠다는 마음이 해이해지는 이런 결과를 불러온다. 자신만의 약속이라도 목표를 정해놓으면 반강제라도 하려는 노력을 한다. 그러나 마음에서 한번 내려놓으면 실행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뭐든 일정 부분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반 강제성을 띠는 게 계속해 나가는 방법인지도 모른다. 매일매일 글을 쓰는 중압감을 조금 내려놓으려 한 것뿐인데 그 마음이 해이함을 불러오는 것이다.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쓰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썼을 때는 그렇게 바쁜 명절에도 어떻게든 글을 썼다. 핑계와 변명하지 않고 그저 오늘 무슨 글을 쓸까를 생각했었다. 그러나 마음에서 내려놓은 글쓰기는 핑계와 변명이 앞선다.
"오늘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에 좀 여유를 갖는 건데 뭐 어때."
"설 연휴는 연휴답게 좀 내려놓고 지내자."
"매일 쓰지 않기로 했으니까 오늘은 그냥 쓰지 말자."
"3일째 글을 안 썼는데 그냥 설 연휴 끝나고 시작하자."
이런저런 핑계와 변명으로 결국 8일이 지나고서야 글을 쓴다. 연휴 기간 동안 중간중간 책상에 앉아 글을 쓰려고 노력은 했다. 그런데 쉽지 않았다. 쓰다가 다른 일이 생겨 이동하고 연결해서 차 안에서 쓰고 싶었지만 가족들과의 대화에 충실하자 생각에 쓰는 것을 미뤘다. 뭐든 그때그때 자신이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을 하게 된다.
매일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는 가족들에게도 양해를 구하고 어떻게든 글을 쓰려고 노력했다. 루틴에 방해되는 행동들을 제어하고 시간을 확보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순간 집중도 떨어진다.
마음의 중압감을 내려놓자고 한 결정이 마음이 편치 않은 이유는 뭘까? 완전히 마음에서 내려놓지 못했다는 증거일 수도 있고 중압감은 내려놓았을지언정 매일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연휴 기간 동안 운동 역시 하지 못한 날이 더 많았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간단한 근력운동마저 어려웠다. 이것 역시도 변명일 수 있다. 하려고만 했다면 어떻게든 했을 텐데 하나가 해이해지면 연쇄적으로 번진다. 마음이 해이해진다는 것은 모든 루틴이 해이해진다는 증거다.
이번 연휴 기간 동안을 돌아보면 루틴은 한 가지만 해이해지는 것이 아니다. 하루의 시간을 알차게 쓸 때는 여러 가지 루틴들로 하루를 꽉 채워 시간을 보냈다면, 그렇지 못한 하루는 어느 것도 하지 못하고 시간을 흘려보내기 일쑤다.
물론 가족들과 함께 보낸 모든 시간을 해이함으로 몰고 가는 건 맞지 않다. 설 명절,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함께 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한 건 맞지만, 그로 인해 연휴 동안 평소보다 일상이 해이해진 것도 사실이다.
설 연휴 마지막 날, 딸들도 집으로 가고 모처럼 혼자 남은 시간, 해이해진 마음을 다잡고 싶은 마음에 마라톤을 뛰었다. 연휴 동안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인지 몸무게도 늘어나 몸이 무거워졌다. 운동도 게을리한 바람에 뛸 수 있을까 살짝 걱정도 됐다. 그동안 몸에 쌓인 근력이 있으니 그래도 믿고 뛰어보자 생각하고 시작한 마라톤이었다.
몇 달 전 신청해 놓은 3.1절 풀코스 마라톤도 걱정이 되었다. 연휴가 지나면 금방 3월 1일 대회 날이 다가온다.
연휴 기간 조금은 해이해진 마음을 다잡고 싶기도 하고 풀코스를 뛰기 위한 연습도 해야 하기 때문에 미루기도 어려웠다.
한 달 전 미리 세워놓은 다이어리 계획을 보니 '3시간 뛰기'라고 적혀 있다. 이 목표를 뛸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나가보자 생각하고 나갔다.
추위로 인해 연습이 부족한 대다가 연휴까지 껴서 뛸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뛰기 시작했는데 3시간 / 28km를 뛰고 끝이 났다.
런데이 기록에 땀으로 인한 오류인지 24km 이후측정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생각보다 한 번에 해이해진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역시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것 중 하나는 러닝이다. 한 번 실행한 것만으로도 다시 마음을 잡기에 최고의 운동이다. 그렇게 3시간을 뛰고 집에 와 반신욕을 하면서 잠이 들었다. 마음은 기뻐도 몸이 적응하느라 힘들었던 거다. 그렇게 설 연휴는 지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했다.
아침 평소처럼 기상 알람에 맞춰 일어나 복근 운동과 스트레칭을 하고 남편과 아침식사 후 간단한 집안일을 마치고 책상에 앉았다. 얼마 만에 일상으로의 복귀인가? 커피 한 잔에 여유를 느끼며 글을 쓰고 책상에 앉아 오늘 찬란히 떠오르는 해를 느낀다. 눈을 감고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잠깐의 명상시간을 갖는다.
살면서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건 아주 큰일이 아니라 소소하고 작은 것에서 느끼는 행복이 더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가족들의 평안한 일상으로의 복귀와 각자 자신의 일상에 또 집중하며 하루를 보내는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일상으로의 복귀가 충분히 행복하고 감사하다.
긴 연휴를 보내고 약간의 연휴 후유증이 남은 건지, 아니면 어제 조금은 무리한 마라톤 탓인지 몸이 가벼운 컨디션은 아니다. 그럼에도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가 반가운 건 무엇이든 나의 성장을 위해 집중할 우선순위가 있다는 것이다.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가 기대되는 건 삶에 집중하며 오늘을 충실히 살아갈 마음과 태도가 함께 하기 때문이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
"오늘도 성장"
- 말상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