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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by 말상믿


살다 보면 누구나 힘들 때가 있다. 마음대로 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을 때 좌절한다.


나는 47살 나의 몸이 더 이상 사회의 일원으로 일할 수 없을 때가 그랬다. 막연히 내가 더 이상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아 한없이 무기력하고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갈까를 고민하며 지냈다.


하루의 시간은 똑같이 주어진다. 어떤 사람은 돈보다 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어떤 사람은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낸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하루 24시간은 주어진다. 그러나 보내는 시간은 모두 다르다.


47살에 시작된 내 인생의 작은 변화를 위한 노력에는 독서와 운동이 있다. 아이들 어렸을 때부터 시작된 나의 사회생활이 47살 허리 통증으로 시작되어 오른쪽 다리와 발 절임으로 이어져 더 이상 직장 생활이 어렵고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병원에서 MRI를 찍고 담당 선생님과 수술에 대한 의견을 듣고 나오는데 눈물이 흘렀다. 나는 이토록 젊고 아직도 한창인데 나의 몸은 왜 나를 더 이상 받쳐 주지 않는지 그때의 나는 너무 힘들어 비관하며 삶의 질이 떨어져 스스로 자존감을 떨어뜨리며 힘들어하던 시기였다. 아무리 건강한 정신도 육체가 건강하지 못하면 온전히 건강한 정신을 유지할 수 없다.


아주대에서 진료를 마치고 나오는데 70대 정도 보이는 어르신들이 나를 보며 한 말이 생각났다. 진료 보기 전 젊은 사람이 무슨 일로 왔냐고 묻는 질문에 허리 통증이 심해져 다리에 발까지 감각이 없어서 오늘 MRI 찍고 수술을 할지 말지 보려고 왔다고 하니까 젊은 사람은 수술하는 거 아니라며 버틸 때까지 버티다가 하는 게 허리 수술이라며 젊은데 지금은 하지 말고 나중에 하라며 어르신들이 이구동성으로 나를 보며 조언을 주신 생각이 났다. 그날 그 어르신들의 말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렇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허리 수술은 일단 마음에서 보류시키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부터 하나씩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가끔은 다시 돌아가 47살에 내린 결정과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어땠을까를 생각해 본다.

어떤 선택에 있어서 시작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시작될 수 있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그러나 시작은 그랬더라도 과정은 다를 수 있다. 나는 분명 의사 선생님의 얘기를 듣고 수술을 했으면 더 나은 생활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다른 선택을 했다. 그날 그 어르신들이 이구동성으로 하신 말씀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 딱 1년만 수술을 미루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난 뒤 그래도 안되면 그때 다시 수술을 하자는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매일 운동하고 매일 책을 읽었다. 일단 쉬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어떻게든 변화하려고 했다. 어떤 것들을 행할 때 우리는 매일 사소한 진전들은 과소평가하기 쉽다.


매일 책을 읽고 운동을 해도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게 없어 초조하고 불안했다. 작은 성장은 눈에 띄지 않는다. 가끔은 이런 행동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도 많았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작은 시작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이었는지 지금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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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작은 행동들이 아주 조금만 바뀌어도 자신의 삶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알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늘 하는 나의 작은 행동들이 의미 없어 보이지만 그런 행동들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한순간의 변화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반복하며 했던 나의 행동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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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살 지금의 나는 허리 수술을 하지 않아도 일상생활을 하는데 무리가 없다.


저리던 다리도 정상으로 돌아왔고 발끝으로 전해지던 찌릿한 통증도 없어졌다. 신체적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나니 정신적으로도 충만한 삶을 살고 있다. 물론 지금도 다시 힘든 일을 반복적으로 하거나 무리를 하면 다시 안 좋아질 가능성이 남아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일상생활을 하는데 무리가 없도록 스스로 변화시켰다는데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생각해 보면 매일 하는 일상의 작은 행동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이 말을 해주고 있다.

우리는 종종 어떤 행동들을 실행하면서 결과가 바로 나오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런 결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으면 낙담하고 포기한다. 47살에 시작한 변화가 50이 되어서야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으니 결과만 보고 포기했다면 지금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었을까? 늘 나의 기대보다 노력의 결과는 늦게 나타나며 꾸준히 행하지 않으면 그 노력의 결과를 보기가 좀처럼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스갯소리로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거나 가족들과 안부전화를 할 때면 주로 하는 말이 있다. 운동에 진심인 나를 보며 '참 운동 열심히 하네'라는 대답으로 나는' 살려고 하는 거다'라는 말을 한다.

인생에서 뜻하지 않는 힘듦을 겪고 좌절한 뒤에 찾아온 변화는 쉽게 포기할 수 없다.


그럼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무엇이 바뀌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 안의 자리 잡고 있는 나만의 정체성이 바뀌었다. 바뀌기 전 나는 늘 결과만을 중시하며 목표를 길고 크게 잡았다. 오늘을 살기보다 내일과 미래만을 생각하며 살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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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이 된 지금의 나는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 나는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지에 집중하며 오늘을 살아간다. 50이 되면서 나는 나의 인생 모토가 생겼다.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기" "오늘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자"라는 말을 늘 염두에 두고 하루를 살아간다. 생각보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해도 꽤 괜찮은 일임을 5년이 지나고 보니 비로소 알 것 같다.


우리의 시간은 하루 24시간 정해진 시간을 살아간다. 그 시간 동안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따라 미래의 내가 된다. 작은 행동들이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삶이 되고 나의 정체성을 만든다. 5년 동안 나의 변화를 위한 운동과 책 읽기를 시작하면서 나의 정체성은 나는 무엇을 위해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는다가 아니라 나는 그냥 책을 읽는 사람이다. 나는 운동을 하는 사람이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그저 어떤 목표를 위한 행동이 아니라 그저 행동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우리는 스스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믿는 대로 행동한다. 자신의 작은 행동들의 변화가 자신을 성장시키는 변화라고 느끼고 무엇이든 스스로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면 그때부터는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자신이 하려고 하는 행동들을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지금의 모든 것을 처음에는 다하지 않았다. 처음엔 건강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운동을 하고 지루한 시간을 이겨내려고 책을 읽었다. 자기 계발서를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제공부를 하게 되었고 그렇게 주식과 부동산, 경매를 공부하며 관련 책을 읽었다. 읽은 책들이 늘어나고 읽은 책들의 내용이 휘발성으로 기억되지 않고 날아가는 것 같아서 기록을 위한 블로그를 시작했고 블로그를 시작하며 매일 1일 1 포스팅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책을 쓰기 위한 글을 쓰고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모두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그저 하루를 살았기 때문이다.

작은 행동들이 모여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유지되는 하루를 살면 그 습관은 증거가 된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내일의 내가 결정된다. 흔히 지금 하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의 결과가 크게 눈에 보이지 않아 그래서 뭐가 달라졌는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것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자신 스스로의 믿음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갈지 결정하며 스스로 증명해야 가치 있는 것 아닐까?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

지금 여기에서 행복합시다^^

"오늘도 성장"

- 말상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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