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사랑에 계절이 있다면
봄이라는 화사한 설렘은
꽃처럼 피어나
말을 귀에 담는다.
모습을 눈에 담는다.
마음을 가슴에 담는다.
여름의 작열하는 뜨거움은
태양의 열기를 그대로 머금고
말과 생각이 부딪혀 불꽃이 된다.
모습과 행동이 부딪혀 튕겨 나간다.
마음과 마음씀이 부딪혀 가슴을 할퀸다.
가을의 헛헛한 비움은
잎도 꽃도 열매도 마음도 떨구어
부드러웠던 말을 잊는다.
따뜻했던 모습이 흐릿해진다.
열려 있던 마음을 지운다.
겨울바람 같은 영혼의 시림에는
모든 것이 멈추고
말이 멈추어 소리를 잃는다.
모습이 굳어 표정을 닫는다.
마음이 얼어 심장의 온기를 앓는다.
그렇게 돌고 돌며
스스로를 잃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