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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화

존재

by 허화

어떤 깊음은

스쳐가는 바람조차
머금고 가라 앉는다.

무게인지 깊이인지
모를 심연엔

죽은 듯 생을 품은 씨앗하나
발화를 갈망하고

비워내고 덜어내며 견을 앓은
갈라진 영혼 속에 홀연히 바람이 들면

깊음에 씻기어 색을 잃은
청초한 꽃 한 송이 존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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