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산책
동네 산책
아파트 뒤쪽에 작은 동산이 있다. 슬렁슬렁 걸어 올라가서 중간에 잠시 땀 좀 식히며 놀다가 조심조심 내려오면 한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이사 온 지 일 년이 채 안 됐을 때 코로나가 터져서 아파트 단지 안 산책로만 맴맴 돌다가 조금씩 활동 반경을 넓혀 발견한 산책 코스. 무리되지 않고 적당한 운동을 할 수 있는 장소다.
“사람들 많아지기 전에 산에 갔다 오자.”
“그래요~”
휴일에 산에 올라가려면 시간을 잘 잡아야 사람들을 피할 수 있다. 평일이나 주말이나 예외 없이 아침 7시 반, 점심 12시, 저녁 6시면 배꼽시계가 울리는 엄마랑 나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주말에는 다들 여유를 가지고 식사를 하시는지 2시쯤 나가면 사람을 많이 마주친다. 우리는 평소대로 12시 땡치고 점심 먹고, 먹자마자 집을 나선다. 그렇게 산에 올라가면 쉬다가 내려올 때쯤에야 한 명, 두 명 올라오는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습관처럼 때맞춰 점심 먹고 엄마랑 둘이 소화도 시킬 겸 걸어 올라가서는, 고것도 걸었으니 땀난다며 정자에 허리를 펴고 누워본다. 엄마는 스마트폰으로 성경 구절을 읽으시고, 난 노래 몇 곡 듣다 엄마 모습을 사진으로 한 장 담는다.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즉석에서 그리기보다는 남기고픈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두었다가 집에 돌아와 그리는 편. 스케치만 해야지 하다가 뭔가 아쉬웠던 모양이다. 학기 중이라 물감 펼치기는 귀찮고, 밑그림 완성 후 색연필로 슥슥~ 엄마만 그린 것 같지만 분명 나도 들어있는, 둘이 함께 등장한 그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