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 포스트모던시대의 종교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을 본다

by CaleB


제가 지은 죄도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조금은 특이한 제목의 이 영화는 외화가 아닌 한국 영화입니다. 굳이 영어를 "Only God Knows Everything" 한글로 길게 쓴 것은 교회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이 말이 조금 상투적으로 들릴 수 있기 때문에 돋보이게 하려는 시도로 영어 제목으로 정한 듯합니다. 사실 이 영화가 그리 재미있거나 배우들의 연기가 좋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영화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만큼은 가볍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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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은 '주님만이 아십니다'라는 기독교적 믿음과 신뢰를 뜻하는 고백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말을 '나도 잘 모르겠다' 거나 '내 책임이 아니다'라는 정도로 많이 쓰기 때문에 상투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만이 모든 것을 아신다는 것은 인간의 이해를 벗어난 신비와 섭리를 뜻합니다.


주인공 정도운 신부는 어머니를 일찍 잃고 교회에 의탁해 신부가 됩니다. 그런데 자신에게 고해성사를 하러 찾아온 이호준이라는 인물에게서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듣게 됩니다.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게 된 정도운은 자신이 지금까지 믿어온 신앙과 자신의 성직에 대해 회의를 가지게 되고 결국 선을 넘는 복수에 이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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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신부가 고해성사의 고백으로 알게 된 정보를 자신의 사적인 행동에 개입시켜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입니다. 또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전모를 알게 되었다고 해서 개인적인 복수를 할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이것은 그가 신부라는 성직에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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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운이 마주한 진실은 무속신앙과 사이비 종교의 폐해입니다. 사이비 이단에 빠진 백수연은 다른 사람의 희생을 통해서만 자신의 아들이 병에서 회복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자꾸 희생자를 찾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누군가가 희생될 때마다 아들이 회복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연의 일치일까요? 아들의 회복을 보고 백수연은 자신의 희생제사가 응답되는 것이라 믿습니다. 이런 현상은 도박에 빠진 사람의 심리와도 같습니다. 우연히 일어난 행운이 자신의 행위에서 비롯되었다고 믿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행운이 일어날 때까지 도박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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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영화에서 다루는 것은 종교의 문제입니다.


하나는 이단과 사이비, 또는 무속적 신앙입니다. 사람들이 왜 그런 비이성적인 종교에 빠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자신의 절실한 문제를 기성종교에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바람이기 때문에 공교회에서 담아내고 설명해 주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이비와 무속은 개인의 욕망을 자극합니다. '정성이 있으면 너의 소원을 들어준다'라는 것이죠. 여기에는 고차원적인 윤리가 필요 없습니다. 오직 욕망의 실현만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정통 종교라 할 수 있는 가톨릭을 배경으로 성직자의 개인적 삶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 것인지, 온전히 자신을 버리고 공적인 삶을 사는 것이 가능한지를 묻습니다. 정도운의 보복을 보면 마치 사이비 교주처럼 사람을 조종합니다. 정도운과 무당 심광운의 행위는 결국 같은 것입니다. 정도운의 보복 역시 욕망의 실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영화는 한 신부의 이야기를 통해 사이비와 정통종교가 무엇이 다른지, 또 종교가 인간의 문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묻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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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정치적 사건에 많은 무속과 사이비 종교가 개입된 것을 보면 거기에는 윤리보다는 욕망의 실현만이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또 기독교와 같은 정통 종교일지라도 극우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을 보면서 본질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됩니다.


결국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을 본다'라는 것이 이 영화를 본 저의 최종 소감입니다. 포스트모던 시대에 사람들이 종교를 믿는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또 종교를 이해하는 방법과 시각도 제각각 다릅니다. 그 방법과 시각이란 결국 자신의 이해관계와 잣대에 비추어 결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신념을 종교화하게 됩니다. 신앙의 본질을 질문하는 영화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이었습니다.


"이 사람이 어찌 이렇게 말하는가 신성 모독이로다 오직 하나님 한 분 외에는 누가 능히 죄를 사하겠느냐" (마가복음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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