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 내친구는
이제 연민이는 놓아주자
바쁘게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도 가끔은 학창 시절의 친구들을 떠올리는 일이 있을 것입니다. 그때 의 친구들과 지금도 꾸준히 연락을 하고 있는 분들은 많지 않을 듯합니다. 사회적 위치나 신분에 관계없이 그냥 친구로서 함께 했던 순수한 시절에 대한 그리움은 언제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작은 소망입니다. 영화 <써니>에서는 오래전 친구가 중병에 걸린 일을 계기로 과거를 기억하고 함께 만나게 되는 설정이었습니다. <써니>가 여학생들의 이야기라면 이번의 영화 <퍼스트 라이드>는 남학생들의 추억을 소재로 합니다.
<퍼스트 라이드> 역시 학창 시절의 추억을 배경으로 현실의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그때 그 시절 여러분의 친구들은 모두 안녕하신가요? 많은 경우 우리의 친구들 중 적어도 하나는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부모의 불화나 경제적 환경같이 친구들이 도와줄 수 없는 아픔을 가지고 학교에 다니는 아픈 손가락과 같은 친구가 하나씩은 있었을 것입니다.
필자의 경우 초등학교 시절 간질을 앓고 있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평소에 멀쩡하다가도 갑자기 수업 도중 쓰러져 거품을 흘리곤 했던 친구였습니다. 어느 해 여름방학을 지나고 개학한 날 담임선생님이 그 친구가 방학 중 물에 빠져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그땐 너무 어려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혼자만 슬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도중 그 친구가 생각이 났습니다.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인데도 마음속에는 그 기억이 생생히 남아있었나 봅니다. 경우는 다르지만 학창 시절의 친구들을 떠올릴 때 이런 기억들이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다른 친구들은 저를 그런 아픈 손가락으로 기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영화는 이런 우리들의 추억을 소환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영화의 스토리와 플롯은 오랜 동창의 해외여행이라는 로드무비이지만 그 전체적 내러티브는 친구의 상실과 그 치유를 주제로 합니다. 그리고 그 아픔의 치유를 통해 더 성장해 나가는 10대에서 20대까지에 이르는 성장기를 담은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가 가벼운 코미디 장르의 영화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극장을 나설 때는 무언가 뭉클한 감정을 가지고 나가게 만듭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좌충우돌의 코믹한 에피소드들이 연결되는 구성입니다. 조금 억지스러운 캐릭터 설정이나 과장된 동작과 사건들이 계속되기 때문에 영화 자체로는 그다지 완성도가 높지는 않습니다. 아주 큰 폭소를 유발하거나 눈물을 짜게 하는 신파도 아닙니다. 하지만 출연배우들의 익살스러운 연기나 코믹한 사건들이 계속해서 재미를 던져주는 웃음과 잔잔한 감동의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너희는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 (요15:1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