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길을 발견하다
어떻게 할 거야?
글쎄,,, 잘 모르겠어.
영화<8번 출구>는 호러, 서스펜스, 미스터리물로 구분되어 있지만 사실은 우리의 삶에 대한 은유와 교훈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게임원작 스토리를 이처럼 새롭게 내러티브화할 수 있다니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작 게임은 진행과정에서 나타나는 단서를 통해 출구를 찾아나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 배경이 우리가 일상에서 늘 접하는 지하철통로라는 점에서 오히려 새롭습니다.
지하도에서 길을 잃어버린 경험을 하신 적이 있다면 제 이야기가 더 공감이 가실 겁니다. 사람이 많이 왕래하고 밝고 환한 지하도에서도 길을 잃을 수 있습니다. 지하도의 방향표시나 안내가 이해가 가지 않을 때 그렇습니다. 안내표기를 만든 사람은 당연히 이렇게 써놓으면 알아들을 것이다 해서 만들었겠지만 막상 초행길의 사람이 지하보도의 구조나 연결통로를 쉽게 알아보는 것은 의외로 어렵습니다. 특히 '길치'라 불리는 방향감각이 둔한 저같은 사람은 더 그렇습니다. 이럴경우 갔던 길을 몇 번 되돌아 가보고야 방향안내표지의 의미를 이해하곤 합니다. 이처럼 사실은 기호나 문자는 의미전달과정에서 서로간에 전제되어 있는 암묵적 지식이 없이는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8번 출구>게임은 이렇게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낯섦의 두려움에 기반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영화로 제작된 <8번 출구>는 등장인물들에게 서사를 부여합니다. 왜 주인공과 걷는 남자는 여기에 갇혀있는지 묻습니다. 주인공 '헤매는 남자'는 헤어진 연인과의 사이에 생겨난 아기때문에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아버지를 알지 못하는 자신의 어린시절에 대한 트라우마가 그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 애인 '어떤 여자'의 전화에 '글쎄', '잘모르겠어'와 같은 회피형 대답만 하고 있던 중 주인공은 지하도에 갇혀 버립니다.
여기에서 빠져 나가는 방법은 게임에서와 같습니다.
1. 단 하나의 이상 현상도 놓치지 말 것.
2. 이상 현상을 발견하면 즉시 되돌아갈 것.
3. 이상 현상이 없다면 앞으로 나아갈 것.
4. 8번 출구를 통해서 밖으로 나갈 것.
이 규칙에 따라 지하도를 헤매는 도중 '걷는 남자'와 '여고생', '소년'을 만납니다. 이중에서 소년은 바로 자신의 분신이자 자신이 갇혀있는 인생의 미로에서 빠져나갈 길을 알려주는 천사의 역할을 합니다. 마침내 소년의 도움으로 지하도를 빠져나온 주인공은 자신이 이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깨닫게 됩니다.
반대로 '걷는 남자'나 '여고생'은 삶의 미로에 여전히 갇혀있는 인생들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고생은 '차라리 여기에 계속 있는게 낫다'라는 말을 하는데 자신의 한계를 넘어설 용기를 갖지 못하고 체념한 인생으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걷는 남자'는 '소년'을 돕기는 하는데 마지막에 가짜출구를 발견하고 소년을 저버리는 것으로 보아 주인공이 한번도 보지 못한 아버지를 상징할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그가 계속해서 지하도를 걷고 있는 것은 여전히 삶의 챗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를 보여주는 것일 수 있습니다. 결국 그들이 걷고 있는 지하도는 '의식의 미로', '영혼의 감옥'과 같은 지옥의 상태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처럼 영화는 갇힌 공간의 공포를 소재로 했지만 감독은 등장 캐릭터에 서사를 부여하여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무한히 반복되는 삶의 굴레는 사실 벗어나기 쉽지 않습니다. 부모나 가정환경이 만든 내 안의 한계성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8번출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그 모습속에서 우리가 어떤 자세를 삶을 살아가야 할지는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가 나를 넓은 곳으로 이끌어 내시며, 나를 기뻐하심으로 구원하셨도다.” (시편 18:19)
우리의 탈출구는 오직 하나님 뿐입니다. 아무리 어려울지라도 의의 길을 걸으십시오. 그 길이 구원의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