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를 통해 본 구원
에너지는 우리가 잠시 빌리는 것뿐이야. 쓰고 나선 돌려줘야 하지.
이번에 개봉한 <아바타3>는 아바타 시리즈 중에서도 아주 잘 만든 작품으로 보입니다. 영화의 기술적 완성도 뿐 아니라 판도라 행성에 대한 배경 설명이 깊어지면서 점점 세계관을 확장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단순히 인간 종족과 나비 종족만의 대결이 아니라 불의 종족이 등장하면서 한층 더 다양해진 갈등과 우주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로 발전하면서 흥미를 더하게 되었습니다.
<아바타3>가 개봉하면서 영화 좀 더 잘 감상하기 위해서는 영화<아바타>시리즈의 세계관을 다시 조명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제작에 대한 여러 소식이나 배우 이야기 또는 개인적인 감상평들은 많이 있기 때문에 저는 순전히 영화에 대한 기독교적 또는 신학적 해석만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아바타의 기본 설정은 사실 너무나도 신학적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최근 이야기되는 '특이점'과 '기술구원론'은 종교적 소재를 기술과 과학으로 설명하려는 시도입니다. 아바타도 역시 기본적으로는 이런 설정과 맥을 같이 하지만 결국은 창조주와 영혼에 대한 신비는 남겨두고 있습니다. 캐머런의 세계관에서는 우주와 행성의 창조자는 신비에 싸여 있으며 실재하는 존재입니다. 이런 점에서 아바타는 신학적 영화입니다.
물론 <아바타>가 처음 개봉되었을 때 기독교계의 반응은 싸늘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거대한 블록버스터를 감상하는 사람들이 범신론에 빠질까 염려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대개의 영화는 종교 교리를 선전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거기에는 영화제작자들의 신념과 세계관이 들어가 있지만 그것은 또한 세상의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세계관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영화를 비판만 하는 것은 비생산적인 일입니다. 우리는 영화 속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신학적으로 비판할수는 있지만 거기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밝히고 알려주는 것이 오히려 생산적인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모든 것 안에 계신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로마서 1:19에서 "이는 하나님을 알 만한 것이 그들 속에 보임이라 하나님께서 이를 그들에게 보이셨느니라" 말씀하신 것처럼 모든 이들이 보편적으로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일반 계시론과도 연관됩니다.
그러면 아바타의 세계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신학적 관점을 몇 가지만 소개해 보겠습니다.
첫째로, 아바타의 무대인 판도라 행성의 세계는 '창조신학'과 '생태신학'을 말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인간 중심적 사고를 비판하고, 자연을 신성한 것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것은 생명을 소유의 대상이 아닌, 신성한 순환의 일부로 보는 청지기적 혹은 생태 영성적 태도를 잘 보여줍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 동산에 두어 그것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시고"(창세기2:15)
둘째로, 창조주에 관한 것입니다. 판도라 행성은 단순히 ‘자원의 수탈지'가 아니라 모든 생명이 함께 사는 ‘몸’이고, 그들의 신神 에이와(Eywa)는 판도라 세계의 창조주입니다. 모든 생명은 분리된 개체가 아니라 성만찬의 신비와 같이 연결된 존재(communion)라는 사상을 의미합니다. 에이와가 여호와Jehovah와 비슷한 발음인 것도 흥미롭습니다. 에이와는 처음에 범신론凡神論의 신으로 생각되었지만 3탄에서는 기도를 들으시는 인격적인 신으로 비취고 있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세기1:1)
세 번째는 제목인 '아바타'의 의미입니다. 영화의 제목인 '아바타'(Avatar) 자체가 힌두교 용어인 '아바타라'(Avatāra)에서 유래했습니다. 힌두교에서 아바타는 신이 세상을 구하거나 가르침을 주기 위해 인간이나 동물의 형상으로 지상에 내려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인공 제이크 설리가 인간의 몸을 벗어나 나비족의 몸으로 완전히 전이되는 과정은 힌두교의 윤회(Samsara)와 영혼의 불멸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기독교 신학적으로 바라본다면 영원하신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내려오신 성육신(incarnation)을 나타낸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요한복음1:14)
마지막으로, 성육신에서 인류를 구원하는 메시아의 서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판도라는 오염되지 않은 에덴동산을 상징하며, 이를 파괴하려는 인간의 탐욕은 '원죄' 혹은 '타락'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타락하여 고통받는 세상에 하늘에서 내려온 존재인 제이크 설리가 고난을 겪고 원주민의 편에 서서 그들을 승리로 이끄는 모습은 전형적인 메시아적 구원자의 이야기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 하니라"(마태복음1:21)
이렇게 아바타의 세계관은 제작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그 안에 담겨있는 수많은 상징들을 통해 신학적 의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거대한 유니버스입니다. 영화를 보는 관점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런 하나의 기독교적 시각을 가지고 영화를 바라보는 것은 신앙인으로서 더욱 흥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다음에는 이번 <아바타3>의 장면들을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