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는 넘어 다니는 거 아니다. 문으로 다니는 거다.
1995년 캐나다 어학연수 시절
잠 많은 친구를 깨워 같이 학교에 가기 위해
아침마다 친구네 홈스테이를 방문하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었다.
캐나다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버스로 1시간 거리에 있는
크레센트 스트릿의 아침은 청명하기 그지없어서
친구를 깨우러 걷는 30분은 무척 즐거운 일과였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하숙인 홈스테이는
어떤 호스트 패밀리를 만나느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가게 된다.
넓은 마당, 유쾌한 호스트 패밀리를 만난
내 친구는 그런 면에서 운이 좋았다.
아침 일찍 친구네 홈스테이를 방문할 때면
펜스가 닫혀 있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제대한 지 불과 몇 달 밖에 되지 않아 혈기 넘쳤던 나는
펜스 위를 날아(?) 다니곤 했는데
그날도 기세 좋게 펜스 위를 넘어가다
"뿌지직~"
아뿔싸!
청바지 엉덩이와 허벅지 부근이 찢어져 버린 것.
학교는 가야 되겠고
어쩔 수 없이 의도하지 않은 '엉찢청' 패션으로
하루를 보내게 되었는데...
웬걸, 보는 사람마다
"빈티지한 게 잘 어울린다" 칭찬하는 게 아닌가?
심지어 집에 돌아온 나를 본 호스트 맘마저
"귀엽다"며 웃으신다.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귀국하는 그날까지 엉찢청 패션으로 다녔지 뭐. ㅋㅋ
오늘의 집밥!
처남과 동서 형님이 낚시로 잡아온 자연산 참돔을
기름에 자글자글 구워주고
얼큰 고소한 비지찌개 끓여서
데친 양배추에 갈치속젓과 함께 내놓고
입가심은 시원한 사과배추 동치미로~
동치미 만들기... 어렵지 않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