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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onded Nov 30. 2021

훌륭한 영화란?

어떤 영화가 훌륭한 것인가?

사람들은 어떤 영화를 뛰어나다고 생각할까?

 

이 평가의 기준들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스토리,영상미,연기,감정,재미 등등 하지만 그 어떤 것도 걸작의 기준을 설명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나쁜 영화는 모두 엇비슷하지만 좋은 영화는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훌륭하기 때문이다. 서사의 정교함이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그렇지 않은, 서사라는 것이 있는지 의문인 영화들을 이야기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그 모든 좋은 영화들,걸작을 규정짓는 기준을 말하자면 그것은 '영화다움 혹은 시네마틱함' 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온전히 영화만이   있는 것을 가진 영화여야만 한다. 영화형식이 내용과 분리불가능한, 전달되는 내용이 전달되는 방식으로  수용될  걸작이 탄생한다는 의견이다.



마틴 스콜세지의 성난 황소를 보자.

여기 쓰인 기법은 바로 현기증기법이다.

 

제이크 라모타의 시점으로 보는 로빈슨의 모습을 이렇게 촬영한 이유는 뭘까?

 장면을 보면 배경이 멀어진다. 그렇기에 복서는 좀 더 기까이 다가오는 느낌이 든다.

 이 장면은 제이크 라모타의 상태, 폭력을 두려워하면서도 자신을 향한 폭력(일종의 처벌)을 갈망하는 모순을 담아내고 있다.

  형식이 내용과 일치하는 훌륭한 예이다.

 

또다른 경우로는 시민 케인이 있다.

노년의 케인이 분노를 표출한  거울들을 지나치는 장면이다.

 

시민 케인은 딥포커스 양식을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딥 포커스 양식은 화면의 전경,중경,후경을 비롯한 화면의 모든 이미지에 초점이 맞는 촬영방식이다.

지금 저 장면서 영화는 거울 속에 맺힌 수많은 케인들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는 여러 사람들의 시점을 통해 케인의 삶을 구성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화면을 가득 채운 케인의 상들은 그들 모두가 각자 생각한 케인일 것이다.

저 수많은 케인들 중 진짜 케인을 구별할 수 없다는 것.

저 모두가 케인이라는 것을 담아낸 연출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니까 영화도 우리도 케인이라는 사람을 모른다는 것.

 

 시민 케인을 나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룬 영화라고 해석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이란 얼마나 깊고 복잡하며 모호한가를 표현한 영화이다.

저 수많은 케인들에게 선명한 초점을 맞춘 이유는

그 모든 자아들 모두가 찰스 케인이며 동시에 그 어떤 모습도 케인이 아닌, 명확히 답을 제시할 수 없는 모호한 질문 그 자체인 인간이라는 미스터리한 존재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이 역시 형식과 주제,내용의 일치인 사례이다.

 

결국에 예술에서의 훌륭함은 왜 이 예술인가?를 납득시켜야한다.

 모든 영화예술가들이 던져야하는 질문도 무엇이 영화다운가?   영화이여야하는가 라고 생각한다.

 밀란 쿤데라의 말을 빌리자면 예술형식의 존재이유를  증명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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