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가치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오간다.
인간은 도대체 왜 예술을 필요로 하는가
사실 예술의 가치를 규정하는 것 자체가 비예술적이다.
'예술은 써먹을 데가 없어 무용하기 때문에 유용한 것이다. ' 라는 말이 있다,
근본적으로 유용하다는 것은 제약이 있다. 청소기가 유용한 순간은 청소를 할 때에만 한정된다. 예술은 그렇지 않다. 무용하기에 제약되지 않으며 자유롭다. 그렇기에 예술의 가치가 무엇이라고 정의하는 순간 예술은 그 자유를 잃을 것이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인간은 왜 예술과 함께 살았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도대체 왜 그리스인들은 연극에 열광했으며, 우리의 선조들은 동굴에 그림을 그렸을까?
이에 대해서 문화인류학적인 설명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해석을 할 수가 없다.
다만 예술이 생존과 삶을 구별하는 무엇이다 라는 확신이 있다.
어떻게 예술이 생존과 삶 사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가.
크게 두 가지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예술은 인간존재의 인식을 위해 존재한다.
무슨 소리인가? 라고 되물을 수 있다. 우리는 삶과 사람 속에 살고있는데 왜 예술이 삶을 인식하게 만들까?
그것은 마치 바다에 사는 물고기가 바다를 알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는 삶으로 가득차 있기에 우리는 역설적으로 인생을 인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예술은 삶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예술은 어디까지나 삶의 진실에 대한 근사치로만 존재한다. 그렇기에 수용자는 삶을 인식할 수 있다.
오히려 해변가에서 바다를 더 잘 느낄 수 있듯이 우리도 진실과 허구의 경계 사이서 인간실존을 깨닫는 것이다.
이것이 예술을 인간이 필요로 하는 이유이다.
다른 이유는 감정이다.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것,
혹은 우리가 느꼈지만 알지는 못했던 감정을 일깨워주는 것
모두 예술이 할 수 있다.
전자의 예는 웨스 앤더슨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있다.
이 영화를 보면 저절로 옛 유럽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 공감하게 된다.
예술을 통해 감정을 배우는 것이다.
분노,회한,짜증,서글픔... 그 외에 언어화할 수 없는 수많은 감정들을 예술을 통해 표현하고 전달한다.
예술은 생존과 삶을 구별하는 것이며 인간인식과 감정으로 그것을 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