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박 차장의 공백으로 자재부 업무에 구멍이 났다. 급한 대로 여 과장이 박 차장의 업무를 대행했지만, 혼자 두 사람 일을 감당하기는 무리라, 일부는 신 대리가 분담했다. 그렇다 보니 신대리 업무가 과중해져, 골재 중 모래 관련 일은 무길에게 주어졌다. 여 과장은 현재 업무도 버거워하는 부국에게는 더 이상의 일을 맡기지 않았다.
다섯 사람의 일을 넷이 하니 업무량이 많아졌고, 손에 익지 않은 일이라, 자재조달에 차질이 빈번히 발생했다. 업무량도 그렇지만, 박 차장 업무는 내용을 몰라 그때그때 그에게 물어야 하는데, 면회가 일주일에 두 번뿐이고, 시간도 30분으로 제한돼 있어, 애로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면회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었다. 여 과장과 신 대리는 매번 시간에 쫓겨 업무 외의 말은 꺼내지도 못한 채, 박 차장을 어두운 구치소 방으로 돌려보내야 했다.
“박 차장님, 아무리 힘드셔도 희망을 잃지 마세요. 유족과 합의가 이루어지면 형이 크게 감해진다고 하니까요. 회사에서 유족과 협의 중이니 머지않아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그들이 박 차장의 등 뒤에 대고 외치는 유일한 위로의 말이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도 못했다.
“사람을 죽인 자는 죽음으로 답해야 한다.”
피해자의 두 부인 중 큰 부인은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