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화 책 읽기는 숲길 산책하기와 닮았다

PART 4 리더(Reader)가 리더(Leader) 된다

by 집현전 지킴이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 위쪽 하늘만 보기 때문에 그 주변에 있는 넓디넓은 하늘의 모습을 알지 못한다. 자기가 보는 한정된 하늘이 하늘의 전체라고 착각하며 살아간다. 하늘의 크고 웅장함을 아는 방법은 우물 밖으로 뛰쳐나가든지, 아니면 하늘의 크고 장대함을 깨달은 다른 개구리의 경험을 듣는 것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바로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우물에 갇혀 있으면 절대로 시야를 넓힐 수 없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는 확장과 집중을 오갈 때 깊이와 함께 현실감각을 지니게 된다. 책을 읽는 것은 숲길 산책과 닮아있다. 어느 시인은 독서를 숲 산책에 비유하기도 한다. 산책은 특정한 장소에 도착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느릿느릿 걸으며 산야초와 인사하고,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며, 진달래꽃이라도 만나면 소곤소곤 대화를 나눈다. 똑같은 산책길을 걸어도 사람마다 감상의 폭이 다르다. 자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가지고 자연을 사랑하고 교감하는 감성의 소유자라면 산책길이 훨씬 더 풍요롭다. 책 읽기도 그렇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느끼는 것이다.

글쓰기 107.jpg 사진=픽사베이


멀리서 바라보면 숲의 전체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숲의 진면목을 제대로 만끽하려면 숲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숲속 산책길을 따라 거닐며 건강한 숲의 속살과 교감하고 수목들이 제공하는 상쾌한 공기 속으로 안긴다. 숲속 길을 산책하듯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어보자. 독서의 범위를 넓히고 책을 다양하게 읽으면 종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 세계적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는 1년이면 1년, 3년이면 3년 이렇게 딱 기간을 정해 놓고 하나의 테마 아래 책을 집중적으로 읽는 것으로 유명하다.

내가 달라져야 모든 것이 달라진다. 오직 마음의 작용이 있을 뿐이다. 독서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다. 남이 매번 반강제로 독서를 하게 할 순 없다. 독서는 어떻게 보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은 수상 기념 강연에서 “장편소설을 쓸 때마다 질문 안에 살면서 ‘질문들의 끝에 다다를 때’ 소설을 완성하게 된다”고 회고했다. 그는 인간의 폭력과 사랑, 삶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가운데 새 작품을 써나갔다.



책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부족함을 채우자. 문학책이든 실용서든 가능한 한 자신의 생활에 비추어 보고 배울 점을 찾는다. 책을 읽으면 먼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자극을 받기도 한다. 책을 통해 삶의 태도가 바뀌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책을 읽으면 일단 시야가 넓어진다. 모르는 분야의 지식을 쌓음으로써 기존에 몰랐던 분야를 앎으로써 시야를 넓힐 수 있다.

다양한 시각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쌓아 이룩한 지식의 체계나 이론을 직간접으로 체득해야 한다. 독서를 하지 않고 발전적인 삶을 산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마치 우물 속에서 편협한 시야로 착각 속에 살아가는 개구리의 신세와 같다고 하겠다. 시시각각으로 변화 발전하는 정보 산업 시대에 지식 습득을 소홀히 하면 삶의 방향을 잃고 헤맬 수밖에 없다. 독서는 거친 파도가 넘실대는 인생 대양의 항로에 길잡이가 되어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통 안의 콩나물이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까를 걱정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 기우(杞憂)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한 번 잠시 스쳐 지나간 물에도 콩나물은 잘 자란다. 몇 권의 책을 읽는다고 발전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할 수도 있겠지만 독서의 효과는 어둠 속 새벽처럼 나타난다. 머릿속 지식은 잠시 머물다 흩어지지만 독서를 통해서 우리는 시나브로 성장하고 발전한다.

독서의 효과는 단번에 나타나지 않는다. 뇌의 변화는 독서를 통해서 서서히 일어나기 때문이다. 나날이 고양되는 사고력의 이면에는 독서가 밑거름이 돼주고 있다. 책을 가까이하면 험난한 인생길을 지혜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리더들이나 기업가들은 많은 경우 수불석권(手不釋卷)하는 ‘독서광’이었다는 사실은 이를 방증하고 있다.

책을 통해서 배우고 창의적인 지혜를 얻어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아주 얇은 장벽 하나를 만나게 된다. 그 장벽은 얇지만 쉽게 넘어설 수가 없다. 장벽이 얇은 이유는 누구나 이룰 수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며, 쉽게 넘어설 수 없는 것은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답은 이미 나와 있는데, 단지 그것을 찾지 못할 뿐이다. 독서의 힘을 믿고 책에서 얻은 힌트로 실천해 보자. 자신의 생각과 계획으로도 성공할 수 있지만, 책 속의 선현들이 제시하는 해법이나 묘책이 성공 확률을 더 높인다. 독서는 거인의 어깨를 딛고 앞날을 내다보는 일이라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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