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일

약한 자는 그 누구도 용서하지 못한다.

by 배지혜

얼굴을 유난히 빡빡 씻고 수건으로 꾸욱, 누르며 얼굴을 닦는다. 잘 닦였는지와 상관없이 습관적으로 거울을 들여다보며 나는 오늘의 실수와 분노를 되새겼다.


손으로 무릎 밑을 치면 순간적으로 올라오는 무릎, 내가 무언가를 곱씹고 되새기는 것도 그 반응속도와 비슷했다.

그래, 나는 실수한 나를 쉬이 용서하지 못한다.

그럴 수도 있지.

라고 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그래도 어떻게 그런 실수를, 잘못을. 그리고 내 행동의 A부터 Z, 어미하나까지 샅샅이 뒤진다.


이미 지나간 일을 곱씹으면 뭔 단물이 나오는 것도 아닌걸 그렇게 잘 알면서도, 나는 참 지나간 일을 돌아보기를 잘했다.

지금 적으며 생각해 보니 미화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 그래도 그 정도면 다른 애들이 몰랐을 거야. 잊혀질거야...

까놓고 기억하고 있으면 어쩔건데.


나는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관대하고 싶었는데, 내 행동은 모두에게 냉혹하기 그지없었다. 그건 나의 기준인데, 무의식적인 이기심이, 약함이 외부로 드러났다.


이제 보니 그 답답했던 착한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타인과 자신을 너그러이 용서해 주는 강한 사람이었다.

강한 사람은 용서할 수 있다.

하지만 약한 사람은 용서하지 못한다.

나는 약자로서, 언젠가는 강한 자가 될 사람으로서

어제의 나를, 남을 용서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P.S 개가 짖을 때마다 멈추면 가고 싶은 곳에 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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