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강사입니다. 시험기간이 아닐 때는 약간의 잔소리는 하지만, 그렇게 빡빡한 선생은 아닙니다. 나름 일의 보람도 느끼고 강사로서의 성장도 뿌듯하지만...
시험기간이 시작되면 전 7년 전의 제가 가장 싫어했던 말을 그대로 답습합니다.
야! 이런 공부, 숙제도 제대로 못하면서 뭘 할 수 있다는 거야. 생각대로 다 되면, 다 성공하지. 성공 못할 사람 누가 있어?
시간약속은 기본이야.
너 학원 다니는 돈 엄마아빠 돈이지, 니 돈 아니야. 똑바로 해.
공부가 제일 쉬워. 사람은 하기 싫은 것도 하고 살 줄 알아야 해...
이렇게 적어보니 꽤 꼰꼰한 사람이네요, 저.
그런 말을 하다 보면, 제가 제 말 속 안의 메아리에 갇혀있는 느낌이 듭니다. 정말 만감이 교차해요.
학창 시절 저는 반항아까진 아니지만, 소위 말해 낭창-한 학생이었습니다.
혼내도 별 반응이 없고 여유로웠거든요. 어른들이 봤을 땐 얄미운 학생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
선생님이 공부하라고 1절을 시작하면 저는 그래도 당신보다는 잘 살 거라고 확신했고
시간약속 잘 지키란 말에는 죄송합니다가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신발 앞코를 쳐다보면서 바닥의 줄을 뚫어지게 쳐다보거나 시멘트의 점을 이어 얼굴을 만들곤 했었죠.
그러다 보면 선생님의 한숨소리는 게임의 bgm정도로 들렸습니다.
그렇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던 고등학교 3년을 그냥저냥 보내고, 공부보다는 제 친구들과의 반짝이던 청춘을 보냈습니다.
물론 그 시절을 친구와의 추억으로 가득 채우는 것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아직까지도 저희끼리 만나면 그 얘기로 3시간을 깔깔거리니까요. 하지만, 요즘 들어 일을 하거나 어떤 난관에 부딪힐 때 유독 힘겨워하는 저를 보면 고등학교 때 어떠한 고민도, 걱정도 하지 않고 약간의 어려움은 항상 우회했던 제가 이제 와서 값을 치른다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역경을 헤쳐나가는 연습을 하지 않았기에 지금이 더 아프달까요. 한편으로는 아직 20대이니 지금 나이에 겪고 헤쳐나간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달리던 차 안에서 지평선에 아슬하게 걸쳐 있는 지고 있는 해를 보며, 저는 인생이 쳇바퀴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저는 몇 바퀴째 돌고 있으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