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로 꿈해몽 검색하기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을 안고 잠들면 꿈을 꾼다. 꿈은 현재 자신의 심리를 반영하기도 하고, 그 문제로 힘들어하는 본인을 스스로 다독이기도 한다.
며칠 전 고민하는 문제로 끙끙대다 꿈을 꿨다. 꿈 메모를 해두고 오랫동안 무슨 뜻일까 궁금해하다 구글 AI로 검색해 봤다. 남편이나 주변 다른 사람들보다 확실히 마음을 잘 짚어주고, 방향성까지 제시하려 했다. 조만간 더 AI가 발달하면 상담, 사주명리까지도 신통하다는 검색엔진이나 프롬프트로 몰려가지 않을까 예상된다. 인간이 올려놓은 자료들을 활용해서 답을 기가 막히게 뽑아내지만, 검색자가 어떤 답을 고를지는 선택의 문제다.
먼저, 구체적인 꿈 내용을 메모해 본다.
(현실 상황: 2월 명절 기간 동안 친정에 내려가 남동생이 사용하던 컴퓨터 본체, 와콤 등을 가져왔고, 미리 빼둔 여러 물품 중 일부를 가져왔었다.
설 명절 연휴 다음 날,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재계약해서 2년 더 살기로 하고, 보증금 증액분 마련을 위해 고심하던 중 꿈을 꿨다.)
지금 살고 있는 집보다 큰 집으로 이사 가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위아래 2층으로 된 집이었고, 남편이 이야기하는 방이 2층에 있어서 가보니 들어가는 문이 보이지 않았다. 방 옆에 바짝 붙은 좁은 복도가 있었고, 사람이 들어가 문을 열기도 힘들어 보였다.
남편은 너무도 쉽게 그 방에 들어갔고, 밖에서 방을 살펴보던 난, 문이 벽지로 덮여 있다는 걸 알아냈다. 희미한 빛이 나오는 감추어진 문 위에 얼굴을 들이밀어 구멍을 내서 안을 들여다보았다.
방 안에는 낡은 책상과 책꽂이가 보였고, 책상 앞에는 부서진 의자가 놓여 있었다. 꽤 넓은 방이었다. 집 안에 있는 잡동사니들을 더 넣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남편, 아들과 함께 그 방을 지나 밖으로 나오니 사람이 많은 응원석이 보였고, 운동장에서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아들과 난, 화장실을 찾아가다 꿈에서 깼다.
단계별로 나눠 검색하고 내용을 정리해 본다.
1. 이사한 집에 들어가기 힘든 방이 있음
-현재 당신이 겪고 있는 심리적 압박감이나 변화에 대한 두려움 반영
2. 문에 벽지가 발라져서 들어가지 못함
-단절된 기회와 소통, 스스로 만든 한계, 규칙
3. 벽지를 뜯어서 안을 살펴봄
-본인의 의지로 장벽을 제거함
4. 방 안에 오래된 물건, 부서진 의자가 보임
-과거의 상처, 정리되지 않은 책임
5. 쓰지 않는 물건들을 더 넣으려 함
-한 곳에 몰아놓고 덮어두려는 심리
*순서대로 내용을 붙여 넣다 보니 내용이 너무 길어져 이후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 봤다.
6. 방을 나와 운동장 응원석 쪽으로 나옴
-문제를 해결하고 공개적으로 드러내어 사람들의 격려와 응원을 받음
7. 화장실을 찾아 꿈에서 깸
-함께 가던 사람들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해결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림
여기까지는 단순 꿈 이야기였는데, 현실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나 고민이 있는지 물어봤고, 친정에서 가져온 물품에 대한 이야기를 곁들여봤다. 구글 AI는 이때부터 꿈해몽과 인간의 정서 부분 공감 문장을 넣어 답하기 시작했다.
혹시 가족 중 마음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이 글을 읽게 될까 봐 이후 내용을 구체적으로 여기에 적지 못한다.
요약하면, 정리해야 될 물품에 대한 이야기를 입력하자 앞서 정리했던 꿈 해몽들과 연결하여 현실에 대한 조언을 상세히 내놓기 시작했다.
필요한 서비스와 물품구매까지, 도움을 줄 수 있는 업체까지 소개했다.
AI 시대라는 사실을 꿈해몽 찾아보다 실감하다니..... 작년부터 이어진 휴식시간 동안 몇 주 단위로 빠르게 변화하는 이 환경을 잊고 있었다. 브런치에서 AI 스마트러닝 관련 부분을 찾아 읽고 그 위력을 느낀 후에 현업에 복귀해야 뒤처지지 않을 거다.
이렇게 마지막 몇 문장으로 요약했지만, 단순 꿈 이야기에서 끝내지 않고, 검색엔진의 대답이 유도한 대로 현실의 고민을 입력한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출력된 문장들을 보면서 눈물이 계속 흘렀다.
AI가 인간의 저서, 창작물을 빠르게 배워서 편집해 출력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감정까지 어루만지려 했다. 꿈 이야기 마지막 편에서 꿈해몽하는 AI를 소개하는 게 아이러니하지만, 내밀한 무의식을 끌어올려 드러내기까지 유도질문을 던지는 무언가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