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 개학 하루 전, 바쁘게 병원도 다녀오고 기운을 차려보려고 브런치로 까페라떼와 작은 레몬케잌을 먹었다. 카페인이 들어가니 눈이 뜨인다.
개학하면 시간이 없을테니 여행 중 다쳐서 응급실 간 거 여행자보험으로 청구한다. 그 와중에 잠깐이라도 쉬려고 누웠다.
7월 14일부터 시작된 방학이 너무나도 순식간에 지나갔다. 7월 18일 서울 강남의 초등학교, 본인이 가르치던 교실에서 생을 마감한 선생님의 소식에,
그나마 체력 나쁘고 멘털도 유약한 난, 여름동안 빌빌거렸다.
7월 22일부터 시작된 토요집회에도 8월 5일 한차례 밖에 못 갔다. 8월 2주 차 토요일에는 아들이 감기가 심하고 나도 비슷한 증상이라서, 3주 차는 남편이 독감에 걸려서...
8월 4주 차 토요일에는 제주도여행 마치고 귀가 중이라 못 갔다. 다른 날은 그나마 유튜브로 집회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이라도 했는데 8월 4주 차 토요일에는 귀가하는 차 속에서 잠들어서 일어나지 못했다. 정말 약골도 이런 약골이 있나 싶다.
9월 2일, 교사집회 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게 30만 명이 모였단다. 당일 아침에 다짐했다. 오늘은 꼭! 아침 일찍 일어난 아들 덕에 오전 중 콩나물국밥집에서 식사도 든든하게 하고, 여행 중 다친 다리 붕대도 풀었다. 물리치료 끝나고 남편이 집으로 데려다주었으니 준비 마무리해서 출발하면 역사의 한 순간, 작은 점이 되는 거다!
그러나... 나는 가지 못했다. 오전 11시쯤이라 잠시 쉬기 위해 몸을 뉘었던 나는 오후 4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하루가 다 지나 있었다.
직장 단톡방에 있는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여의도로 모였었다. 가슴 벅찬 말들이 올라오고 유튜브로 짧은 내용들을 확인했다.
허망했다. 정말... 나는 작은 점조차 될 수 없는... 먼지가 된 느낌이다.
이런 내가 학생들이랑 수업하며 살 수 있을까? 심히 걱정되고 마음이 힘들다. 누구 말대로 홍삼 때려 넣고 몸에 좋은 각종 영양보조식품을 챙기면서 건강을 챙겨야 할 때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