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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슬붕이 Jun 19. 2024

꿈에서 깨어나는 꿈

액자식 구성 꿈

잠결에 기상 시간이 다되어 눈을 뜨려 애쓴다.

미적미적 일어났는데 또 꿈을 꾸고 있는 거였다.

꿈속에서 일어났던 내가 다시 눈을 뜨기 위해 애쓴다. 누군가 밖에서 나를 부른다.


연속된 3개의 꿈속에서 내가 일어나기 위해 애쓴다. 결국 피곤한 진짜 내가 일어난다. 액자식 꿈이다. 꿈에서 깨는 꿈을 꾸고, 그 꿈을 깨기 위해 바둥된다.


화요일 연재를 위해 쓰기 시작한 내 꿈 이야기는 수요일에 글을 올리게 되었다. 마감에 맞추려 짧게 서론을 쓰다 하루가 지나 있었다.


낮시간 제법 긴 낮잠을 잤다. 재미있는 꿈을 위해서도 아니고,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그 초여름 감기에 걸려 비몽사몽 꿈도 꾸지 못하는 며칠을 보내는 중이다. 밤새 코 안이 부어서 입으로 숨을 쉬었더니 입 안이 바짝 말라서 중간중간 깨어서 물을 마시느라 머리맡에 두었던 물병 2개를 비웠다.


아침에 쑥떡 2개를 먹고 감기약 먹고 다시 잠이 들었다. 대학교 4학년 1학기에 감기약 때문에 수업시간에 졸았던 경험 이후로 이리 잠이 쏟아지는 감기약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양보다는 깊이 있는 숙면이 중요한가... 그 정도 낮잠에도 기억나는 꿈이 없다니... 식탁에 올려놓았던 남은 쑥떡을 먹은 후에 점심약을 먹었는데도 또 잠이 온다. 꿈이 없는 잠의 연속이다.

잠깐만 눈 붙였어야지 했던 시간이 또 지나간다. 이번 감기는 심한 코감기와 목감기가 같이 와서 내 달콤한 꿈까지 뺏어갔다. 억울하다.


오후가 되어서야 아픈 코를 열심히 풀어낼 생각을 했다. 머리가 울릴 만큼 열심히 코를 푸니 머리가 좀 맑아진다. 무슨 감기가 코로나19 걸린 것처럼 아픈지... 코로나 바이러스 자체가 감기바이러스기도 하니 도찐개찐이다.


꿈속의 나는 꿈을 깨기 위해 그리도 애썼건만 현재의 나는 꿈이라도 꾸기 위해 잠을 자고 싶어 한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토탈 리콜' 속의 세상도 아니고, 현실의 나 자신이 현실감 없게 느껴진다.


꿈속의 나는, 현재 어떤 삶을 살기에 꿈에서 깨기 위해 이리도 애쓰는 걸까?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하루를 보내고 다시 잠깐이라도 잠을 자기 위해 누워본다. 내일부터 아들 여름캠프라 낮부터 준비하기 시작한 짐가방을 머리맡에 펼쳐두고 잠깐 꿈나라에 다녀올 예정이다.

너무 숙면하지 않기를... 먹은 열량은 저축이 되건만 잠은 저축이 안되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꿈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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