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슬붕이 Jun 04. 2024

어릴 적 꿈 이야기

시리즈 꿈

중학교 시절, 누구보다도 활발하게 꿈을 꾸고 아침이면 아쉬워하며 지각대장으로 급하게 학교로 향하던 커트머리의 여학생이 있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영화를 좋아해서 공중파에서 나오는 세계명작영화는 두루 다 보고, 해외 미니시리즈라면 다 챙겨보았으니 웬만한 영화는 뚜껑만 열어도 앞으로 어떻게 되겠군 짐작이 될 정도였다. 30여 년도 전이니 영화관에 친구랑 가기도 힘들어 단체관람이나 방구석 1열에서 명작이라 일컬어지던 흑백영화들까지 섭렵하던 시절이었다.

자기 전 영화를 보고 자서인지 꿈도 스펙터클 했다.

당시 흑백영화에서 드라큘라를 봤는데 꼭 힘든 일이 있기 전에는 꿈에 드라큘라가 창문이나 대문에서 우리 집에 들어오려고 해 쫓아내곤 했다.


어릴 적 크게 기억에 남았던 꿈은 중 1 때 꾸었다.

중세 교회를 연상하는 곳에서 친구와 함께 있는 꿈, 다음 꿈은 내가 남자였고 탄광에 갇힌 채 채굴을 하고 있었다. 항상 한쪽 손에 붕대를 감고 숨겼는데 동료 중 한 명이 보여달라길래 풀어서 잘린 3개의 손가락을 보여줬다. 흑백영화 꿈속에서 사선으로 잘린 손가락 세 개 끝에 각각 선명한 원색이 보였다. 또 하나가 더 있었는데 세월이 지나니 잊혔다.

그 이후 시리즈를 더 꾸어보려고 시간 날 때마다 꿈나라를 찾아다녔지만 배를 타고 항해하는 꿈, 버스를 타고 멀리 떠나가고 있는 꿈을 자주 꿨다. 가끔 '툼 레이더'게임을 하지도 않았고 영화도 보기 전이었는데 사막을 배경으로 모험을 하는 꿈도 여러 번 꾸었다. 당시 애니메이션  '신밧드의 모험'이 인기 있던 시절이라 그랬는지 알 수 없다.


영화도 어드벤처류를 스릴러나 드라마, 코믹 장르보다 즐겨보는데 예전부터 그런 삶을 동경했나 보다. 지금의 현실은 22살짜리 아들 옆에 꼭 붙어서 산책하고 제주도여행, 외국은 일본, 필리핀, 괌, 사이판 나가본 게 전부건만 어린 시절 꿈속에서는 모든 차원의 여행을 다하 뛰고 날고 히어로가 되어 있다(먼치킨에 가까운 듯 설치다 꼭 죽음의 순간에 깨어난다).


어드벤처급  여행을 하던 그 시절, 큰 언니가 많이 아파서 병원비 조달을 위해 아버지의 남은 월급으로 겨우 쌀과 기본적인 부식만 사던 시기라 여유가 없었다. 아마 탈출하고 싶거나 어려움이 지나가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원해서 나타난 꿈이 아니었나 싶다.


앞날을 보여주는 예지몽 같은 꿈은 나이가 들고 그런 꿈을 잘 꾸시던 친정어머니 암 판정받기 전(사실 누구에게도 말 못 했다.)과 어머니 소천과 더불어 시작되었다. 요즘은 약기운에 잠들 때가 많아 꿈을 못 꾼다. 아쉽지만 꿈꾸기보다 깊은 잠 자기를 선택했다.

꿈꾸기가 사라진 단순한 잠이 계속되는 요즘은 마음도 삭막해진다. 혼자 멍 때리며 꿈속 여행기를 시나리오로 써보면 어떨까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쳤건만 너무 재미있어서 일어나면 피곤하던 그때의 꿈이 그리워진다. 그래서, 예전에 꾸었던 꿈 중 몇 개의 에피소드와 잔뜩 현실에서 기대하다 정말 재물 들어오는 꿈은 정말 못 꾸는 그런 이야기를 남겨보려 글을 시작해 본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