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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사과 Nov 12. 2022

배려하는 마음 실천하는 행동

교육적 배려와 실천

최근 여자 친구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자 친구는 최근 다리를 다쳐 다리를 굽히지도 또 완전히 펴지도 못하는 상황에 있다.

거동이 불편한 와중 본가에 방문할 일이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다리를 뻗고 있으니 이를 못마땅하게 보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옷에 닿을까 계속 노려보며 불편하게 하고, 상황을 설명하려 하자 버스에서 내렸다고 한다. 그 사람이라 해서 불편한 사람을 핍박하려는 의도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굳이 상황을 불편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고는 해도 서로 배려하는 마음으로 생각할 수는 없었을까? 이와 관련하여 생각하던 중 교육에서도 배려와 이를 실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왜 타인을 배려해야 하는가?  


- 산업혁명 이전의 전통적 사회에서는 공동체 생활이 당연시 여겨졌다. 공동체에 속하는 것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특정 국가의 세금 및 행정 제도나 종교적인 측면을 제외하더라도 혼자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자급자족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즉 공동체 구성원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었던 것이다. 농경사회를 예로 들어보면, 농경사회에서 농사를 지어 원활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 n가구 이상의 협력이 필요하다. 농사를 지으려면 농기구의 제작, 실제 농사, 사후 관리, 단백질 보충을 위한 사냥, 소유물을 지키기 위한 경계 등 개인 및 한 가구에서 전담하여 자급자족하기엔 불가능한 것이 너무 많다. 이는 비단 농경사회뿐 아니라 유목 사회 같은 다른 사회 형태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나는 특징이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공동체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구성원들의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생활 반경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 사회에서 개인이나 가구는 필연적으로 공동체에 속하게 된다. 모든 구성원이 부지런하거나 각자의 재능의 발현이 뚜렷하여 한 사람 몫을 뚜렷하게 한다면 이상적이겠지만 대다수의 공동체가 그렇게 원활하게 굴러가지는 않는다. 누군가 노력을 한다면 누군가는 게으르고, 누군가는 농사나 사냥 등에 재능이 있지만 그렇지 못해 서투른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현대인의 사고방식으로 효율을 생각하면 공동체에 필요 없는 사람은 추방하는 편이 생존의 유리하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배려’라는 독특한 방식이 나타난다. 자신이 어렸을 때 자신을 지켜주던 공동체에 대한 보은인지, 아니면 자신이 노인이 되거나 혹은 약자의 입장에 처하게 되었을 때에 대한 보험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이 배려의 방식을 통해 우리는 생존해왔고 꽤나 성공적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과거 우리 생활방식을 통해 우리에게 배려의 유전자가 흐르기 때문에 우리는 배려를 하고 있고 또 해야 한다,라고 간단히 설명하기에는 현대 사회가 지나치게 다양화되어 있으며 작은 공동체만을 생각하기엔 생활 반경도 지리적 위치를 초월하여 세계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타인을 배려해야 하는 이유 또한 다양한 측면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우리가 타인을 배려해야 하는 이유는 경제적 효율성 측면, 정서적 측면, 도구적 측면 이렇게 3가지가 있다.   


 첫째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 타인을 배려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본다면 우선 배려는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해 주어 협업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자신과 직, 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에게 존중을 표하며 배려있게 대하면 이는 의사소통의 원활함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배려를 기반으로 한 인간관계를 일반화하여 확대하다 보면 사회 전체의 효율성이 증대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또한 배려는 우리의 시선을 약자와 소수자에게 돌리게 한다. 약자와 소수자들에 대한 이러한 시선은 곧 물질적, 정서적 지원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렇게 지원을 받은 피 배려자들은 과거 경제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지원을 받은 이후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해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히 피 배려자들 뿐 아니라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주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일일 것이다.  


 둘째 정서적 측면에서 타인을 배려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본다면, 배려는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배려는 타인을 행복하게 만든다. 자신이 배려받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인다. 타인으로부터 존중과 배려를 받으며 그것은 일종의 긍정적인 구속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배려해주는 사람을 실망시키기 싫다, 혹은 자기 스스로 배려받을만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니 그에 맞는 행동을 하게 된다.  배려는 타인의 정서적인 행복뿐 아니라 자신의 정서적인 행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것을 타인과 나누며 행복해진다. 어떤 사람이 이기적으로 모든 것을 자신의 소유에 두려 하고 나누지 않으려 하고, 타인에게 날을 세우며 대한다면 과연 그는 행복할까? 그는 결국 불안감에 신경쇠약에 빠져 스크루지 취급을 받을 것이다. 반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고 모든 이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며 사랑을 전파하는 성자 같은 인물은 누가 봐도 행복할 것이다. 비록 바보처럼 보일지라도 말이다. 결국 사람에게 필요한 땅을 6피트뿐이니까.   


세 번째로 타인을 배려해야 하는 이유는 도구적인 측면이다. 배려는 사회를 안정되게 만들거나 아이들을 올바르게 성장시킴에 있어서 매우 효율적인 도구로서 사용될 수 있다. 현대 사회는 산업혁명의 여파로 아직까지 인간성 상실, 소외, 자기 소진 등의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개인과 개인 간의 배려, 사회의 개인에 대한 배려 등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을 인간성이라고 한다면 인간성을 회복시키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말을 들어보는 일일 것이다. 또한 배려는 아이들을 올바르게 성장시키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데, 실제로 범죄자들은 대부분 과거에 불우한 가정에서 타인에게 배려,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배려심이 아이들의 성장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우리 주변의 취약계층 아동의 실태 조사  


여유진 한국 보건사회 연구원의 아동 빈곤의 현황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현재 빈곤아동의 수는 감소하고 있는 중이다.  

그림 1과 그림 3을 보면 최근 아동 빈곤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이며 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아동 빈곤율 감소에 대한 추정 가능한 원인으로는, 사회적 시스템의 완비나 복지 정책의 성공이라기보다는 아동가구의 상대적 소득 상승(노인가구의 상대적 소득 하락 요인 포함), 아동가구에 대한 사회적 이전의 빈곤 감소 효과 증가, 그리고 빈곤이 예기되는 청년 가구의 결혼·출산 감소 등을 인구 변화에 따른 지표의 변화이다.   


※ 즉 일선에서 체감하고 있는 빈곤 아동의 실태와 이에 수반되는 문제들은 아동 빈곤율 하락과는 별개이며 아동 빈곤 문제가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고 빈곤가구 아동의 다차원적 박탈과 결핍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즉 기초보장수급 가구와 비수급 빈곤가구 즉, 소득이 중위소득 50 미만인 가구에 속한 아동의 다차원적인 박탈과 결핍의 수준은 중산층(중위소득 100~150%) 아동들의 그것에 비해 훨씬 열악함을 알 수 있다. 아동의 성장·발달 과정에서 이러한 다차원적 박탈과 결핍을 만회할 수 있도록 다차원적이고 포괄적인 정책적 개입이 요구된다.  


(3) ‘적합한 배려와 소통/적합하지 않은 배려와 소통’의 사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들을 찾아보았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적합한 배려의 사례-  

'그래도 배려는 살아있다'… 배려를 실천하는 사람들(출처-노컷 뉴스)  

◈ "발상의 전환"… 배려는 어렵지 않아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되는 배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장애인과 노인들은 당연히 인터넷을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데서 배려를 시작한다.   

아직도 인터넷에서는 갑자기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음성들 때문에 음성에 의존하는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하기 불편한 점이 많다.    

음성지원이 구축된 애플리케이션이 많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은 스마트폰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이 단체는 이런 어려움을 딛고 장애인과 노인 모두 인터넷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 표준을 만들어 전파하고 있다.    

현준호 한국정보화진흥원 책임매니저는 "어렵고 돈이 많이 들 거라는 고정관념을 버리면 배려는 전혀 어렵지 않다"라고 말한다.  

(중략)  

적합하지 못한 배려와 소통의 사례-  

“대중교통 자리 양보 강요 No!, 의무가 아니라 배려입니다” (출처-파이낸셜 뉴스)  

※일부 몰상식한 노인들, 아픈 척 연기하고 호통치며 대놓고 자리 양보 요구  

※노약자석, 노인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임신부, 장애인 등 교통 약자를 위한 자리  

※대중교통 자리 양보, ‘의무가 아니라 배려’라는 인식 변화 필요  

직업 특성상 철야 근무가 잦은 신만수(가명·32)씨. 철야를 하면 평균적으로 오후 6시에 출근해 다음 날 오전 9시에 퇴근을 한다. 철야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날에는 정신이 몽롱하고 생체 리듬도 무너져 몸 또한 무겁다. 만수 씨는 인천 집에서 직장이 있는 충무로까지 지하철로만 약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  

지난 9월 만수 씨는 철야를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출근시간이 지난 탓에 쉽게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만수 씨는 너무 피곤해서 꾸벅꾸벅 졸았다. 10분쯤 지났을 때 누군가 만수 씨 다리를 툭툭 쳤다. 만수 씨는 잠결에 사람들이 타고 내리면서 건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 다리를 오므렸지만 자꾸 툭툭 치는 느낌을 받았다. 알고 보니 어떤 할아버지가 지팡이로 다리를 툭툭 친 것이었다.  

만수 씨와 눈을 마주친 할아버지는 눈짓으로 자리를 비키라는 무언의 압박을 했다. 몸이 힘들었지만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던 만수 씨는 결국 자리를 양보했다. 그 후로 한참 동안 자리가 나지 않아 집까지 서서 갔다.  

만수 씨는 “노약자석도 아니고 일반 자석에 앉아 졸고 있었는데 자는 사람을 깨워 자리를 비키라고 하는 할아버지 행동에 황당했다”며 “양보를 당연히 해야 한다는 몰상식한 어른들 때문에 화가 난다”라고 말했다.  

누구나 한 번쯤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자리 때문에 불편한 상황을 경험했을 것이다. 어떤 어른들은 노약자석이 비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자석으로 와서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거나 눈치를 주기도 한다. 일부 몰상식한 노인들은 노약자석이 본인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여기고 젊은이들은 당연히 자리를 양보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를 악용하는 노인들 때문에 자리싸움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노약자석은 노인 전용이 아니라 임신부, 장애인, 영유아 동반자, 노약자 등 교통 약자를 위한 자리이다. 즉, 몸이 불편하거나 겉으로는 티가 잘 나지 않지만 초기 임신부처럼 약자들을 위한 배려 공간인 것이다.  


(4) 실천 or 바람직한 교육적 배려 방법 탐구 및 (5) 학교교육의 방향, 교사의 태도  


우선 교사는 학생의 성격, 가정 및 생활환경, 경제 수준 등 많은 것을 고려한 후 관심을 표현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배려나 관심 표현은 학생으로 하여금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학생의 환경이나 성격을 고려하지 않은 배려는 학생의 자존감을 낮추거나, 자신의 현재 상황을 부정적으로 자각하게 하여 스스로 남들과는 다른 부족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학생의 상황이 나쁘다고 하여 함부로 관심을 표하거나 접근하지 않고 많은 것을 고려하여 그 학생이 교사의 관심을 동정이나 연민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가 우선 학생의 상황을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후 학생이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해 보이거나 부득이한 상황(학생이 영양실조에 걸리거나 부정적인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에 개입하여 도와주어야 한다.  


문제는 교사가 학생의 상황을 파악하기까지 많은 수고와 노력이 들고 현실적으로 파악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와 직접적으로 상담하는 것도 학부모로서 기분이 나쁜 일일 수도 있고 학생이 교우 관계에서 정보를 얻는 것 또한 중간에서 학생의 정보가 새어나가 학생의 부정적인 상황이 노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빈곤층 아동 및 상대적으로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기 쉬운 학생들에 대한 정보를 보호자 및 관계 정부 부처의 동의하에 교사가 열람할 수 있게 하여 학생들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이 정보는 복사 및 배포할 수 없도록 해야 하며 이에 대한 처벌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사가 빈곤층 및 취약 계층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가져야 하고 교육 관련 부처는 교사에게 이와 관련된 연수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취약계층의 불편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교사는 감정적으로 사태에 접근하지 않도록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이와 관련된 전문적 지식을 습득하려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교사의 노력만으로 배려와 관심이 지속되기란 어려움이 있다. 그러므로 교육부 등 교육 관련 부처는 교사의 노력에 발맞춰 연수를 실시하여 호응해야 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취약계층의 불편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직접적으로 물질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도 있겠지만 아동을 위한 방과 후 교실, 재능 및 진로 탐색 기회 제공, 심리 상담, 등 자생력을 길러주기 위한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배려의 소중함을 학생이 알도록 하는 것이다. 취약 계층의 학생들은 스스로 배려의 대상만이 되어왔고,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타성에 젖은 학생들은 노력보다는 지원에만 의존하고, 상대적 박탈감을 더 크게 느끼는 성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재능 및 노동력을 지역사회나 학교에 기부할 수 있도록 그 장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노인들에게 스마트폰 등 디바이스, 소프트웨어 교육을 해준다거나, 교육봉사를 한다거나 하여 학생들 스스로 배려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신이 사회의 배려 대상이기보다 하나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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