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생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트사과 Feb 19. 2023

국가가 나에게 해준 게 뭔데! 라고 할 뻔~

전역 후 소급기여금 납부 방법

전역 후 복직한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았던 군복무가 끝나고 사회에 돌아오니 적응이 쉽지 않았습니다. 나를 두고 흘러가버린 세상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더군요. 젊음을 불태워보자는 객기에 공군 SDT에 지원하여 고강도의 훈련과 과격한 일상을 지내서 자극의 역치가 높아져버린 것인지 사회의 일상은 너무나 평온하고 지루하기까지 합니다. 전역 다음날 바로 복직하여 교단에 서니 괴리감은 더욱 심했습니다. 유행에 민감한 아이들과 소통하려다 진땀 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게다가 사회에서 선출이었거나 트레이너를 하고 온 우락부락한 선후임들과 호흡을 맞추다 작고 연약한 아이들을 대하니 어느 수준으로 대해야 하는지 모르게 된 것입니다. 덕분에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운동에 몰입해 군대에 있을 때보다 몸과 수행능력이 더 좋아져 버렸습니다.


시간이 흘러 새 학기가 시작되는 지금, 저는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국가에 헌신한 시간이 아깝다거나 청춘을 바친 게 억울하다는 뻔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SDT 훈련을 통해 사회에서 마주할 수 없는 강렬한 경험을 겪었고 이는 자신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내, 외면 모두 말이죠. 하긴, 생각해 보면 정말 재미있긴 했습니다. 매일 다 같이 오전 3시간 이상 웨이트에 서킷 트레이닝, 러닝을 하며 체력 단련을 했고 오후에는 레펠을 타거나 CQB 훈련, 특공무술을 하며 두려움을 극복하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았습니다. 또한 사회에서는 큰돈을 들여야 할 수 있는 사격도 대테러 팀답게 K-1A1, K-5를 수백 발씩 쏟아내며 온갖 사격술을 연마할 수 있었습니다. 분명 저희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즐거웠던 '그' 생활

하지만 행정실에서 걸려온 전화는 제 자부심을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OO초등학교 행정실입니다."

"안하세요. 무슨 일이신가요?"


반문을 하긴 했지만 이미 전화주신 용무가 예상이 가긴 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군복무 하시던 중 발생한 소급기여금을 납부하셔야 해서요."


소급기여금. 그것은 전역 이후, 아니 군복무 시절 내내 제 마음 한편에 남아 저를 괴롭히는 녀석이었습니다. 소급기여금이란 공무원이 발령을 받은 후 근무를 하다 휴직을 하게 되었을 때 그 기간 동안 미납된 기여금을 연금 공단에 납부해야 하는 제도입니다. 저는 발령받은 후 교사 생활을 하다 입대를 했으니 공군 복무기간인 21개월에 해당하는 기여금을 연금공단에 납부해야 하는 것이지요.


연금은 당연히 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그 규모가 문제입니다. 제가 현재 납부하는 일반 기여금은 월 269,570원입니다. 이에 21을 곱한 5,660,970원이 제가 납부해야 하는 금액이지요. 사회 초년생에게 큰 부담이 되는 금액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숨을 쉬며 저녁을 깨작거리는 제게 어머니가 물으셨습니다.


"그 기여금이라는 거, 나눠서 내면 안되나? 매달 월급에서 자동으로 공제되게 해서 말이야. 꼭 일시납 해야 되나?"


물론 가능합니다. 그게 심리적인 부담감이 덜하다는 이유로 함께 군대를 갔던 교사 친구들 중 매월 분할 납부를 선택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다만 문제는 분할 납부를 선택할 시 인상된 기여 금액을 부담해야 합니다. 더 자세히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분할 납부 예시)

2021.11.07에 복직한 공군 출신 교사의 경우

복무기간 21개월에 따라 소급기여금을 납부해야 하는 기간이 2021.12~2023.8(21개월)이 됩니다.

이때 2021.12~2022.04까지 소급기여금 5개월치를 납부하고 나면

2022.05부터 인상금액을 납부해야 합니다.


2022.04까지는 현재 기여금액 : 220,000원

2022.05부터는 인상 기여금액 : 240,000원

을 납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5개월치를 분할 납부했다고 가정하고 계산해 보면

21개월 중 납부하지 않은 소급 기간 16개월(2022.05~2023.08) 동안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1) 2022.04.30 이전에 소급기여금 일시 납부

220,000원 x 16개월 = 3,520,000원


2) 2022.05.01 이후 소급기여금 납부 시 인상 기여금으로 분할 납부


물론 전역하자마자 일시불로 납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게 제일 깔끔하게 해결하는 좋은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납부해야 하는 금액만 보자면 당연히 일시납으로 처리하는 것이 좋으니까요. 하지만 언급했다시피 일시불로 600만 원 가까이 되는 금액을 납부하기란 사회 초년생으로서 참으로 부담되는 일입니다. 조금은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으로 소급기여금 납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는 공무원 생활을 하시다 휴직을 하시게 된다면 한 번쯤 마주할 상황이니 알아두신다면 유용할 듯하여 소개합니다.


기여금 납부 방법

1) 연금복지포털(https://portal.geps.or.kr) 회원가입 후 로그인

(기존 공무원연금공단 회원이라면 별도 가입 필요 없음)


2) 재직정보 > 재직자 기본정보 > 휴직자 기여금 조회 클릭 후 납부해야 할 기여금 조회


3) 1588-4321(공무원연금공단 상담원) 연결 후 개인 상황 설명하며 가상 계좌 받음

(문자로 받을지 불러주는 계좌번호를 받아 적을지 선택하라 하시는데 문자로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4) 가상계좌에 납부

이렇게 카톡과 메세지로 친절하게 도와주십니다.

납부가 완료되면 친절하게도 카톡으로 납부가 완료되었다며 메시지가 옵니다. 저는 최근에 일시불로 납부를 하였습니다. 고민은 길었지만 아무래도 일시불이 납부 금액이 적으니까요. 덕분에 적금을 깨버렸습니다. 조금 허탈하기도 하고 속이 쓰리기도 하지만 마음의 짐을 덜었다는 생각에 후련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주 주관적인 한국기행-제주도(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