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나요?

답장받지 못한 편지

by 류서안

송님, 잘 지내나요?

저는 지금 송님이 그동안 제 글에 써주신 답글을 다시 읽으면서 편지를 쓰고 있어요. '오늘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로 시작되는 송님의 답글이 참 힘이 됩니다.

어느 날에는 송님의 답글을 읽고 또 읽었답니다. 새삼스럽지만, 이 기회를 빌려 고맙다고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송님이 낭만에 대해 써준 글이 작년 10월이더라고요. 빠르기도 하고, 느리기도 한 시간은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네요. 저는 따라 하지 못할 송님의 글이 너무 좋았는데, 글로 잘 전달하지 못할 것 같아서 마음속으로만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이번에는 제 마음을 알아줄 것 같아서 전해봅니다…

저는 글을 쓰자면 너무 무겁고 생각이 많은 글만 쓰게 되는 것 같아서, 송님의 일상처럼 트렌디하고, 아주 맛깔나고, 재미있게 쓰시는 재주가 너무 부러워요. 읽으면서 ‘글을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배우고 있습니다. 매번 다음이 기대되는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편지는 원래 생각나는 대로 뚝뚝 끊기는 문장으로도 마음을 전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무슨 말을 쓸지 고민하면서, 하고 싶은 말이 생기면 맥락에 조금은 상관이 없더라도, 마음을 꼭꼭 눌러 담아 쓰는 거죠. 지금처럼 갑자기 다른 화재로 넘어가도 편지니까 이해해 주세요.


송님이 답장을 해주고 싶은 편지를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맨 처음 말한 것처럼, 송님이 답글에다가 글에 대한 후기(혹은 설명)를 직접 만나서 들어보고 싶다고 했던 것이 기억나요. 그러면 ‘다음에 만날 때 꼭 얘기를 꺼내봐야지!’라고 다짐했는데, 만남은 실현되지 못해서 조용히 마음속으로만 말씀드렸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서로 본인이 가장 많은 생각을 하면서 쓴 글에 관해 이야기 나눠봐도 재밌겠어요. 혹시 위스키 좋아하시나요? 저도 위스키를 많이 알고 하는 건 아니고, 저렴한 버번위스키를 좋아하는데요. 송님과 한잔하면서 끝없는 생각의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수다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쩌면 조금은 희한하고 좋은 기회로,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은 것 같아서 요즘 저의 루틴이 되어버린 편지 쓰기가 참 즐거운데요. 지금처럼 조금은 느슨하고 길게 송님의 글을 읽고 싶어요. 막연히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끄적인 글들을 꽁꽁 싸매기만 했었거든요. 숨길 의도는 없었으나 간직하기만 했던 글들을 누군가 읽어줬을 때, 이렇게 충만한 마음도 있구나 깨달았어요. 그리고 송님이 마음을 다해 전해준 말들이 앞으로도 제가 조금 더 용기를 내서 글을 쓸 수 있게 해 줄 것 같아요. 저는 지금도 그 마음으로 다시 글을 쓰고 있어요.


아직은 정리되지 못한 말들과 더 나누고 싶은 말들이 많지만, 우리가 천천히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앞으로도 있기를 바라요. 다음에는 송님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질문들을 준비할게요. 당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려주지 않을래요? 이 역시 느슨하게 천천히 말이에요. 오늘은 여기까지 끄적여 보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아주 많이 수고했고, 앞으로도 모쪼록 즐겁게 저의 글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