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마음은 사랑

미수는 어디 있을까?

by 류서안

문득 깨닫는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꿈같은 사랑을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이다.

나보다 소중한 무엇인가 생기는 것을 바랄 수밖에.

그래야 시작할 수 있으니까.

내 사랑은 이기적이다.

내 마음만으로 가늠할 수 없도록 몰아붙이는 그런 이기적임이다.


꿈에서 미수를 만났다. 미수는 봄에 함께 안양천을 걸었을 때 모습 그대로였다.

미수에 대한 것은 모두 기억한다. 춥지도 덥지도 않았던 꽃잎이 휘날리던 그때, 같이 휘날리던 미수의 속눈썹까지.

나는 항상 미수를 생각한다. 봄 냄새 가득한 밤 산책길에서 숨을 크게 들이쉬며 걷는 너를 보는 것을 좋아했다.

꿈에서 미수는 지금 날씨가 딱 좋은 것 같다고, 산책 나오기를 너무 잘했다고, 1년 365일 오늘 같은 날씨면 좋겠다고, 많은 사람이 바라듯 너도 오늘 같기를 바라며 조잘댔다.

그런 미수의 말에 동의하듯이 활짝 웃으며 먼저 앞서 나가는 너를 손으로 잡아채서 걸었다. 아직 미수가 내 손에 있었을 때 했던 것처럼 똑같이.

그때의 나는 말로는 꺼내지 못하고 나도 오늘만 같아라, 제발 오늘만 같아라 빌면서 걸었다. 손을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

꿈이라서, 다시 본 과거인 것 같아서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고 손을 잡았다.

미수의 손을 잡고 싶다는 감각이 연신 손가락을 간질거릴 때면 두 손바닥을 들여다봤다.

손이 떨렸다. 이 손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손을 잡고 그다음에는? 아는 게 없어서 계속 손바닥만 들여다봤다.

그랬던 내가 너의 손을 잡아챘던 그날이 미수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손에 땀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땀은 없는데 뜨거운 손이 겨울에는 너를 녹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괜찮아졌다.

이런 손으로 할 수 있는 게 하나 생겨서 기분이 괜찮아졌다.


내가 미수의 손을 잡을 때 미소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어떤 기분이었을까.

물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알 길이 없다.

이토록 이기적인 사랑이다.

나는 떨렸고, 꽤 괜찮은 기분이 되었고 꿈에서도 똑같이 손을 잡았기 때문에.

꿈에서도 나는 계속 미수를 내 마음 쪽으로 몰고 있다.

그게 그냥 지금의 나에게 미수를 몰아낸 이유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