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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남은 기억은 한 줌이나 될까

권옥순 여사님께

by 아침햇살
병상에 누워서 지내신 지 5개월째, 먹고, 씻고 , 비우는 모든 것을 딸의 손을 빌려야 하는 당신은 눈을 감고 묵비권을 행사하셨습니다. 그런 당신이 서서히 눈을 뜨게 된 노래

엄마, 엄마,

내가 누구게

..

..

나게

..

나 엄마 막내딸

..

그려 다 알어

내 막내딸!


우리 팔 남매는 엄마로부터 서서히 잊혀 가는 중이다.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이었던 엄마가

이제 비에 젖은 지푸라기가 되어 푸지직 푸지직 꺼져가고 있다.

다행인 것은 엄마의 유머는 아직 싱그럽다는 것.

자식들 이름이 생각 안 나면

"나게"

재치 있게 답하신다.


엄마, 엄마,

한 밤 자고 나면 엄마의 기억에서

무엇 한 가닥이 슬슬 빠져나갔을까요.

이 밤이 동지보다 더 길게 늘어나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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