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온다는 것

사위, 도현에게

by 아침햇살



든든한 사위, 도현아

너를 만나기 전 나는 상상을 하곤 했지. 어떤 꿈을 품고 살았을까? 어떤 음식을 좋아할까? 남성다운 성격일까, 부드러운 성격일까? 정현종 시인의 말처럼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라는 것을 더욱 실감했어. 기대와 설렘으로 기다리다가 드디어 너를 만났지.

처음 보았을 때, ‘참 진실한 청년이구나. 됐다!’ 싶었어.

특히 투박하고 거칠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자분자분 말도 잘하고, 섬세하고 자상했어. 가끔은 펑펑 웃음을 터뜨리는 유머도 있더구나. 그러면서도 요즘 말로 ‘낄끼빠빠’의 대가였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우리 사이의 어색함을 풀어주었지. 네가 오면 무채색이었던 공간이 싱그런 연두가 되었다가 화사한 다홍으로 변하곤 했단다.

너희 둘이 서로를 대하는 모습은 늘 애틋했어. 여행하며 추억을 쌓고, 사진으로 기록하며,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어. 무엇보다도 서로의 숨 쉴 공간을 존중해 개인적인 만남이나 취미 생활을 보장해 주는 모습이 더 든든했지. 그런 너희를 보면서 오창렬 시인의 「바람 지날 만한」 시가 떠올랐단다.

아무리 가까워도 우리 사이, 바람 지날 만한 틈은 있어야겠다.

너와 나의 사이, 사이의 사이로 지나는 바람이

간질간질 사이를 간질여 가꾸리니,

여름 장마엔 습기를 걷어 가고

물기 말리며 가을도 꽃처럼 단풍 들리니

구구절절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 않니?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바람이 지나갈 사이가 있어야 해. 그 여백 속에서 서로를 다시 바라볼 수 있고, 이해와 공감의 자리가 열리니까. 너는 그것을 잘하더구나. 먼저 이해하고 배려하며 배경이 되어주려는 모습이 감동이었어.

이제는 그 너머의 이야기를 하고 싶구나. 너희가 곧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됨을 축하해. 바로 ‘부모’라는 이름 말이야. 오는 11월 5일, 너의 아들, 햇살이가 태어나면 너희 삶의 무게중심이 조금 바뀔 거야. 부부로서 서로만 바라보던 시선이 이제는 아이에게 향하고, 그만큼 너희 둘 사이의 유대도 방향이 달라지겠지?

그래서 몇 가지 마음을 전하고 싶어.

첫째, 대화의 끈을 놓지 말자.

아이가 생기면 피곤하고 예민해지기 쉽지. 할 일이 두 배 세 배로 늘어날 테니까. 그럴수록 속에 담아두지 말고 솔직히 나누어. 말이 상처가 될 때도 있지만, 침묵은 더 큰 벽이 되거든. 서로 존중하는 언어로 (존칭어를 쓰면 더 좋지 않을까?) 조율을 한다면 해결 방법이 나올 거야. 육아로 힘든 상대를 긍휼히 여긴다면 이해의 샘도 마르지 않겠지?

둘째, 작은 웃음을 쌓도록.

아이의 웃음, 함께한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놓치지 마. 그 작은 웃음이 쌓여 큰 어려움 앞에서도 두 사람을 지켜주는 힘이 될 거야. 알아서 하겠지만 영상이나 글로 기록하며 감사로 저장해 가렴. ‘행복 일기’를 쓰는 방법도 좋겠지?

셋째, 부부만의 시간을 사수해.

아이가 태어나도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을 포기하지 마. 자투리 시간이라도 확보해서 둘만의 티타임을 갖든지, 간단한 스트레칭을 함께 하는 루틴을 만들어 봐. 하루에 10분이라도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마음을 나누도록 해. 부부가 단단해야 아이도 안정된 품에서 자랄 수 있음을 잊지 말기를.

사랑하는 사위야,

너는 이미 든든한 남편이고 좋은 아빠가 될 준비가 되어 있는 청년이야. 앞으로 맞이할 새로운 계절마다, 네가 지닌 성실함과 따뜻함으로 가족을 이끌어주리라 믿는다. 우리 모두가 너희를 응원하고 있다는 걸 늘 기억해 주렴. 너의 꿈과 계획 위에 지혜와 형통의 축복이 있기를 소원한다.

너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장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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