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함은 생각보다 정확하다

아직 말로 설명되지 않은 판단에 대하여..

by 간극

우리는 누구나

뭔가 어긋났다, 이상하다, 쎄하다는 느낌을

한 번쯤은 겪어봤다.


애인의 말투가 평소와 다를 때,

함께 일하던 동료의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졌을 때,

처음 만난 사람에게서 이유 없이 불편함이 올라올 때.


우리는 이 감각을

막연한 기분이나 예민함으로 넘기곤 한다.

하지만 이 ‘쎄함’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감정은 아니다.


가령 자동차를 타고 터널을 지날 때를 떠올려보자.

우리는 터널이 언젠가 끝난다는 사실을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그런데 예상보다 터널이 훨씬 길어지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든다.

“이쯤이면 끝나야 하는데, 이상하다.”


이때 우리는

계산을 하거나 논리를 세우지 않는다.

그저 ‘쎄한’ 느낌을 먼저 받는다.


이것은 의식의 판단이 아니다.

무의식이 이미 계산해 둔 예상 지점이

의식 위로 떠오른 것이다.


인간의 무의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조용히 처리하고 있다.

패턴, 반복, 미묘한 어긋남을

말없이 누적해 두었다가

어느 순간 신호처럼 올려 보낸다.


그래서 쎄함은

근거 없는 감정이 아니라,

아직 말로 번역되지 않은 판단에 가깝다.


물론 이 감각을

무조건 믿으라는 말은 아니다.

쎄하다고 해서

모든 선택을 그 감각에 맡기는 것도 위험하다.


다만, 아무 설명도 없이

그 신호를 묵살한 채 밀어붙이는 것 또한

충분히 위험할 수 있다.


쎄함은 답이 아니다.

그건 결론이 아니라

잠깐 멈추라’는 신호에 가깝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감각을 따르거나 버리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신호가 올라왔는지를

한 번쯤 들여다보는 것이다.


쎄함은 답이 아니다.

그건 결론이 아니라

‘잠깐 멈추라’는 신호에 가깝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감각을 따르거나 버리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신호가 올라왔는지를

한 번쯤 들여다보는 것이다.


당부글—

당신의 직감이 속삭일 때,

그건 근거 없는 불안이 아니라

당신의 무의식이 보낸 보고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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