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존재는 김치를 원하고, 자아는 햄버거를 집는다
우리 모두는
햄버거보다 김치가 몸에 좋다는 걸 안다.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은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라고 했지만,
그 말이 입으로 들어오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조미료와 인스턴트의 맛을
어린 자아가 거부하기엔
우리는 너무 작고 약했다.
지금처럼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는
어쩌면 햄버거를 고르는 게
합리적으로 보일 때도 있다.
빠르고, 쉽고, 즉각적인 만족을 주니까.
하지만 우리가 자주 놓치는 게 있다.
우리의 존재는 김치를 원하지만,
우리의 자아는 햄버거를 집는다.
즉각적인 맛과 빠른 섭취는
당장의 보상을 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반면 몸에 좋은 음식은
손이 가고, 정성이 들고,
당장은 별로 맛있지도 않다.
나는
인스턴트가 나쁘고
몸에 좋은 것만 먹어야 한다는
뻔한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존재는 말하지 않는다.
대신 자아가 반복한 행위들이 쌓여
존재를 담는 그릇의 질을 만든다.
존재의 근육은
편안함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노력과 정성,
약간의 고통과 불편 속에서
서서히 길러진다.
햄버거는 배를 채울 수는 있어도,
존재를 단단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우리가 매번 무엇을 집는지,
그 반복된 선택이
결국 우리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