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깻잎이 아니라, 젓가락의 방향이다
한 번쯤은 얘기해 보고 싶었던 주제 중 하나였다.
우리의 한식 깻잎은 왜 하필 한 장 같은 두 장으로 되어 있어서,
식탁 위를 인간의 심리와 이성이 충돌하는 전장으로 만들어버렸을까.
다들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논쟁거리다.
부모님이나 가족의 깻잎이라면 이야기는 간단하다.
우애고, 가족애고, 보기 좋은 풍경이다.
문제는 애인이 있는 이성이
하필 또 다른 이성에게
그 한 장 같은 두 장의 깻잎을 도와줄 때부터 시작된다.
이 장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꽤 재미있는 지점이 포착된다.
두 커플이 함께 식사를 하고 있을 때,
다른 커플의 이성에게 날아가는 젓가락질.
그 심리는 도대체 무엇일까?
본디 사랑하는 사이라면
나의 애인에 대한 배려가 기본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다.
그런데 여기서
‘두 장 같은 한 장의 깻잎’과
‘평범한 식사 자리’라는 보편적 상황을 빌미로,
마치 정당한 플러팅의 권한이라도 얻은 듯
기만적인 젓가락질을 날리는 건 아닐까.
물론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다.
정상적인 범주의 커플들이라면
깻잎이 두 장이든 세 장이든
도와주는 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서로의 신뢰, 그리고 커플 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 있다면
오해의 소지는 급격히 줄어든다.
문제는 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사람의 행위다.
돌아와 생각해 보면,
자기의 애인을 배려하는 게 기본이지
타이성의 깻잎을 배려하는 게 우선은 아니다.
그 순간,
‘내 사람의 기분’보다
‘타이성에 대한 배려’가 앞서 버리면
우선순위가 뒤집힌 느낌을 줄 수 있다.
굳이 떼어줘야 한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옆사람에게 부탁해도 되고,
같은 이성에게 부탁해도 된다.
선택지는 항상 남아 있다.
그래서 이건 결국
깻잎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불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불찰에 가깝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짚히는 대로 깻잎을 먹는다.
늘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