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희망은 팔리고, 성장은 의심받는다

by 간극

아주 적은 가능성의 희망을 돈으로 사는 행위.

그 확률이 얼마나 낮은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희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돈으로 확인하는 일이다.


그래서 복권은 망하지 않는다.

사회가 지속되는 한, 희망은 언제나 팔리기 때문이다.


이상한 건 따로 있다.

로또를 살 때는 그토록 낮은 확률을 비웃지 않으면서,

우리가 성장할 확률은 그보다 훨씬 높아도

주위의 시선은 유쾌하지 않다는 점이다.


나는 이 현상이 오히려 솔직하다고 느꼈다.

만약 로또의 확률이 높았다면 사람들은 비웃었을 것이다.

낮기 때문에, “될지도 몰라요”라는 빈말을 건넨다.


반대로 우리의 성장은 가능성이 보이기에

미리부터 의지를 꺾는 냉소를 맞는다.

“정말 될 것 같아?”

이 질문은 격려가 아니라, 사전 위로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본다.

너의 냉소는 나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너의 칭찬은 나의 긴장감을 높인다.


모든 사람이 부정적인 건 아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은

나와 네가 같은 자리에 있길 바란다.

질투라기보다 안정이다.

네가 움직이지 않으면, 나도 움직이지 않아도 되니까.


그래서 종종,

내 편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결정적인 순간에 중립을 선택한다.

그 중립은 사실상 반대편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타인이 아니다.

내가 내 성장을 의심하는 순간,

나는 이미 로또를 사는 사람이 된다.

희망을 확인하기 위해 돈을 쓰는 사람.


로또는 살 수 있지만,

성장은 사는 것이 아니다.

확률은 무시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복권은 희망을 팔고,

성장은 냉소를 산다.

그리고 그 냉소를 견디는 힘이야말로,

로또 당첨보다 확실한 확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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