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비명에만 귀를 기울이는 신
철학자..그들은
신에게 무릎 꿇지 않고, 인간의 범주 안에서 끝까지 싸운 자들이다.
그들은 고독을 택했을지언정, 기도를 선택하지 않았다.
사유로 버텼고, 의심으로 견뎠다.
니체는 신을 죽였고,
하이데거는 인간을 세계에 던져진 존재라 불렀다.
그 누구도, "힘들면 신을 찾으라"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신을 의탁했다면, 그들은 지금 우리의 지표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신의 유무를 단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인간으로 버틸 수 있는
한계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기도하지 않겠다.
그 한계가 어디인지는 모른다.
다만 분명한 건, 철학자들이 싸워온 길을 한 번쯤은 끝까지 걸어볼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묻는다.
신에게 기도할 때, 나는 과연 얼마나 절망했는가.
얼마나 피투성이였는가.
얼마나 벼랑 끝에 서 있었는가.
그렇지 않았다면, 그것은 기도가 아니라 투정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너무 쉽게 신을 부른다.
자식의 합격, 사업의 성공, 시험의 통과.
그 순간, 우리는 신을 부른 것이 아니라 자아의 욕망에 신을 끌어다 쓴 것은 아닐까.
나는 신을 알지 못하지만,
만약 신이 있다면 그는 자아의 목소리에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존재의 비명에만 귀를 기울일 것이다.
진정한 신이라면, 그 정도는 구분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의문이다.
만약 내 목소리가 신에게 닿는다면,
그것이 자아의 절규인지, 존재의 마지막 문장인지..
그리고 더 잔인한 질문을 던진다.
내가 신을 찾는 순간,
나는 인간으로서의 싸움을 포기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