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는 순간 우리는 '아는 사이'가 되었다

SBS 다큐멘터리 <이상한 동물원>

by 새삼이
이상한 동물원 1.jpg 이미지 출처 SBS 공식 홈페이지


<이상한 동물원>은 SBS에서 제작한 2부작 다큐멘터리로 현재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청주 동물원을 배경으로 장애가 있는 동물, 구조된 동물 등 동물을 보호하는 곳으로써의 '동물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김정호' 수의사 님을 중심으로 [발견 - 구조 - 치료 - 적응 - 보호 - 돌봄 - 안락사 - 이별 등] 동물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따라갈 수 있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짧게 스쳐가듯 보여주었지만 이 이상한 동물원에는 '사람 사육장'이 있다. 원래 스라소니가 살던 사육장인데 좁은 우리에 인간이 직접 들어가 갇혀있는 동물의 입장을 체험해 볼 수 있다. 팻말에는 '특징 : 동물원 다 보고도 집에 갈 수 있음'이 적혀있다. 맞는 말이다. 인간은 구속을 체험해 보는 것이지 동물은 다르다. 도로, 아스팔트, 터널, 산, 민가 곳곳에 인간이 터를 잡으면 동물은 자유도 없는 인생의 훼방꾼 취급을 받는다. 인간도 결국 지구에 사는 생명체이고 나름 동물이면서 계속 자신을 동물보다 우월한 존재로 여긴다. 종차별이 일상에 만연한데 이는 그 아무리 감수성 교육을 하더래도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을 정도로 막막한 수준이라고 늘 생각해 왔다. 그래서 이 '사람 사육장'이 너무도 상징적으로 다가왔다. 이 안에서 동물로 태어나서 구경당하는 입장을 생각해 볼 수 있다니.


생명을 앞에 두고 옳고 그름을 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청주 동물원의 사육사와 보호사들은 동물을 보호하고 치료함에 있어 여러 딜레마 앞에 놓이게 된다. 작품을 보며 생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내리고자 하는 그 간절함에 크게 몰입하게 되고 함께 무너지기도 했다.


다큐멘터리에서 김정호 수의사님이 거듭 '아는 동물'이라는 단어를 뱉는다. 김정호 수의사님은 지나가다 본 이 개와 '아는' 사이가 되었기 때문에 그를 외면할 수 없었고, 예측할 수 없이 찾아오는 이별의 순간에도 마음을 잡고자 '아는 동물'을 만들지 않고자 그들을 그저 '환자'로 생각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스크린 하나를 두고도 관객과 청주 동물원의 동물들, 의료진, 복지사들과 아는 사이로 만들어 버린다. 그들에게 더욱 마음과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동물이 인간의 관상용, 식품용, 소모품용 등 쓰이는 존재가 아닌 지구에서 함께 공존하는 존재라는 것을 새삼스럽지만 다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었다.


모든 생명을 아는 존재처럼 대하게 되는 것.

그것이 지구 위를 살아가는 존재들과 함께 숨을 쉬는 최선의 태도라는 것을 <이상한 동물원>이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