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늘리기 챌린지

아침 운동 1일차 : 필라테스

by 수잔


2025년 1월 21일,


오늘부터 아침운동을 시작해서 하루를 늘리기 위한 나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대학원 합격 통보를 받은 이후

나의 일상은 매일 오후 1시에 기상해 새벽 3시에 잠드는 패턴의 반복이었다.

처음엔 괜찮다며 언제 또 이렇게 살아보겠나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거울 속 내 모습이 초췌하고 무기력해 보이기 시작했다.

몸도 마음도 점점 피폐해져 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사람들과의 접촉이 거의 없는 하루를 보내다 보니

'이러다 진짜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2월까지 내가 제대로 대면한 사람이라고는 면접관들과 교수님들 뿐이었으니까.

대학원에 가면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될 텐데

이러다가는 사회성 잃은 채로 대학원에 던져지는 비극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을 다잡았다.

잃어버린 사회성과 건강을 되찾기 위한 첫걸음으로 필라테스 수업을 신청했다.




필라테스는 화, 목 수업이고 오전 10시부터 수업을 시작해서 50분 동안 진행된다.

새벽 3시부터 잠들던 사람이 12시 이전에 잠드려고 하니 정말 어려웠다.

결국 잠을 설쳐 실질적으로 4시간 정도 푹 잘 수 있었다.

생활 패턴을 바꾸기 위해서 감당해야 할 짐이란 '피로'라고 생각했다.

아침 9시에 일어나서 필라테스를 하러 갔다.

필라테스라는 운동을 대학교 다니면서 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기에

수업이 처음이었던 나는 긴장 반, 기대 반으로 필라테스 기구실로 향했다.

원장님보다 일찍 도착해 3분 정도 기다렸다.

헬스장에 익숙했던 내가 처음 보는 기구들은 낯설고 솔직히 조금 무섭기까지 했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속으로 되뇌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수업은 3 : 1로 진행되었고 나말고 기존 회원 두분이 들어오셨다.

처음엔 기구를 이용한 스트레칭으로 시작했다.

움직임 자체는 신기했고 사실 조금 재밌기도 했다. 하지만 이 즐거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곧이어 맨손으로 코어 근육을 사용하는 동작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 순간부터 내 몸은 선생님의 손길에 의해 자동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비틀고, 꺾고, 늘리는 동작이 이어졌다.

머릿속에 문득 처음 필라테스를 한 사람들이 올린 후기가 떠올랐다.

헝클어진 머리카락, 초점 없는 얼굴의 사진들.

그때는 왜 저런 표정을 짓는지 이해 못했는데 이제야 알 것 같았다.

필라테스는 정말 힘든 운동이었다.

처음 해보는 기구 스트레칭과 몸을 단련하는 동작이 이어졌고

50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정말 빨리 지나갔다.

몸은 녹초가 되었지만 마음만큼은 상쾌했다.

수업이 끝난 후 회원들과 인사한 뒤 밖으로 나왔다.

그동안 책상 앞에만 앉아 있었던 몸이라 강한 스트레칭 덕분에 몸이 개운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기분이 꽤 좋았다.

아침부터 일어나서 몸을 움직였다는 성취감에 기분이 좋았다.

다만, 내일 아침 찾아올 후유증이 벌써부터 두려웠다.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 미라클 모닝이 아니길 바라며.



수선화 도안.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