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로 가는 길: 혼자, 그러나 함께

삶이란 '관계'하는 것, 인생의 의미는 관계 안에 있음을.

by 꿈꾸는 미래

D-52 | 출장길에 나는 늘 혼자였다. 기차에 오를 때도, 비행기를 탈 때도, 준비하며 생각할 때도 나는 혼자였다. 여행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그리고 오늘 이 순간에도 나는 혼자다. 그러나 나는 조금씩 깨닫는다. 인생의 의미는 관계 속에서 오고, 그중에서도 학생들과의 만남은 가장 큰 의미로 남을 것이라는 것을. 그래서 내가 근무하는 대학 본부에서 주관하는 해외 연수 공고를 보았을 때 주저하지 않았다. 학생들과 어디로 가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지원했지만, 마음속에는 확신이 있었다. 학생들과 며칠 가까이 지낼 수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큰 복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구체적인 여행 일정과 예산을 구상하며 연수 지원서를 작성하고 제출했다.


수 개월이 지나 나의 지원은 받아들여졌고, 얼마간 논의 끝에 연수 일정도 확정되었다. 지난주에는 학생 선발을 마쳤고, 며칠 전에는 항공편과 숙소 예약도 끝냈다. 계획만 하던 일들이 하나둘 현실이 되고 있다. 아직도 현지 대학과 연구소, 기업 관계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세부 일정을 조율하는 중이다. 때로는 연락이 닿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혹시 우리의 방문이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


처음 연수 일정 준비 중, 미국 텍사스의 반도체 기업에 연락하였으나, 얼마간 상의한 후 결국 취소했다. 그때의 결정은 옳았다. 보안이 엄격한 곳에 외부인이 드나드는 것은 서로에게 큰 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실리콘 밸리로 향하기로 했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바쁜 일정 속에서 학생들을 맞이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나 역시 회사에서 근무할 때 외국 손님들을 맞이한 적이 있다.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일에 시간을 쓰면 상사의 눈치가 보이고, 회사도 마지못해 허락할 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래서 더 고맙다. 우리의 방문을 돕는 손길들, 현지 동료들, 교수님들, 그리고 친구들.

keyword